1억을 13억으로 만드는 AI가 온다: MS CEO가 말하는 미래

Bopyo Park 17 Dec 2025

에코 멤버님들,

평안한 한 주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에코 멤버님들과 AI의 현재 위치,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구체적인 형상'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최근 피터 디아만디스(Peter Diamandis)의 'Moonshots' 팟캐스트에 아주 중요한 인물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딥마인드(DeepMind)와 인플렉션 AI(Inflection AI)의 공동 창립자이자, 현재 마이크로소프트 AI(Microsoft AI)의 CEO인 무스타파 술레이만(Mustafa Suleyman)입니다. 그는 AI 산업의 최전선에서 사티아 나델라와 함께 거대한 배를 이끌고 있는 선장 중 한 명이죠.

그가 이번 인터뷰에서 던진 화두는 단순히 "AI가 좋아진다"는 식의 뻔한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컴퓨터를 대하는 방식, 성공을 측정하는 기준, 그리고 인류 고유의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었습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무스타파 술레이만의 통찰을 빌려, 앱(App)이 사라지는 시대, 그리고 새로운 튜링 테스트가 정의할 부의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짐과 동시에 우리가 준비해야 할 자세를 정리해 드립니다.

1. 클릭의 종말: '앱(App)'의 시대가 저물고 '에이전트(Agent)'의 시대가 온다

지난 수십 년간 우리는 컴퓨터와 소통하기 위해 '브라우저'를 켜고, '앱'을 다운로드하고, 화면 위의 버튼을 '클릭'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디지털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유일한 문법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단언합니다. 이 문법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는 현재의 전환점을 "운영체제, 검색엔진, 앱의 세계에서 '에이전트(Agents)'와 '동반자(Companions)'의 세계로 넘어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합니다.

앞으로의 인터페이스는 대화형 에이전트가 모든 것을 흡수하는 형태가 될 것입니다. 더 이상 여행을 가기 위해 항공권 앱, 숙소 예약 앱, 지도 앱을 번갈아 가며 켜지 않아도 됩니다. 주머니 속의 AI에게 "나 이번 주말에 푹 쉴 수 있는 여행 계획 짜줘"라고 말하는 것만으로, AI가 내 맥락(Context)을 이해하고 예약부터 결제까지 수행하는 시대. 우리가 직접 하던 '컴퓨팅' 행위는 줄어들고, AI와 '협상'하고 '지시'하는 행위가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편의성의 증대가 아닙니다. 인간이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는 방식 자체가 '조작(Operating)'에서 '위임(Delegating)'으로 변화함을 의미합니다.

2. 모던 튜링 테스트: 대화가 아닌 '자본 증식'이 지능의 척도다

과거 앨런 튜링이 제안한 '튜링 테스트'는 기계가 인간과 얼마나 비슷하게 대화할 수 있는지를 측정했습니다. 하지만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이 테스트는 이미 통과되었거나,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는 2022년에 이미 '모던 튜링 테스트(Modern Turing Test)'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안했습니다.

이 테스트의 내용은 충격적이면서도 지극히 자본주의적입니다.

"AI 에이전트에게 10만 달러(약 1억 3천만 원)의 자본금을 주었을 때, 인간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100만 달러(약 13억 원)로 불릴 수 있는가?"

이것은 AI가 단순히 말을 잘하는 것을 넘어, 시장을 분석하고, 상품을 기획하고, 마케팅을 집행하며, 법적/경제적 행위를 자율적으로 수행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것입니다. 그는 이 시점이 머지않았다고 봅니다.

단순히 챗봇과 노닥거리는 것이 AI의 미래가 아닙니다. 나의 비즈니스를 대신 운영하고, 투자를 집행하며,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ROI)을 10배로 뻥튀기할 수 있는 '경제적 자율성'을 가진 AI가 등장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맞이할 진짜 변화입니다.

3. 지능의 가격 파괴: '100배' 더 저렴해진 생각의 비용

무스타파조차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AI를 구동하는 비용, 즉 '지능의 가격'이 떨어지는 속도입니다. 지난 2년 사이, AI 모델의 추론(Inference) 비용은 무려 100배나 하락했습니다.

과거에는 거대 기업만이 소유할 수 있었던 고지능이, 이제는 누구나 껌값보다 싼 가격에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픈소스 모델들이 쏟아져 나오고, 빅테크 기업들이 가격 경쟁을 벌이면서 '지능'은 이제 전기나 수돗물처럼 저렴한 공공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능이 무료에 수렴할 때,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요? 무스타파는 이를 '가능성의 대폭발'이라고 표현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질문해야 합니다. "지능이 흔해진다면, 희소해지는 것은 무엇인가?"

아마도 그것은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직관, 신체적 경험,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진짜 신뢰가 될 것입니다.

4. 무스타파의 철학: 나는 '종 차별주의자(Speciesist)'입니다

AI가 인간 수준을 넘어설 '초지능(Super Intelligence)'에 도달할 시점에 대해 논란이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AI에게도 인격이나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죠. 하지만 무스타파는 여기서 아주 단호한 선을 긋습니다.

그는 자신을 '종 차별주의자(Speciesist)'이자 '휴머니스트'라고 정의합니다.

"우리는 AI에게 법적 인격(Legal Personhood)을 부여해서는 안 됩니다. 인간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무한 복제되고, 잠도 자지 않으며 완벽한 기억력을 가진 존재와 인간이 동등한 권리를 놓고 경쟁하는 것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일입니다."

그는 AI가 '감정'을 가진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것은 수학적 모방일 뿐, 생물학적 고통을 느끼는 존재가 아님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AI는 철저히 인간을 위한 도구로서 통제(Containment)되어야 하며, 우리의 번영을 위해 복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술의 정점에 있는 CEO가 가장 보수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윤리를 강조한다는 점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Crescent moon over silhouetted mountains at sunset — Photo by Marek Piwnicki / Unsplash

에코 멤버님들, 오늘의 이야기가 어떻게 다가오셨나요?

무스타파 술레이만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명확한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첫째, 기술의 변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강력하게, 우리의 일터와 경제 시스템을 '에이전트' 중심으로 재편할 것입니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기술의 방향키는 철저히 '인간의 가치'를 위해 조정되어야 합니다.

지금 당장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무스타파는 아주 심플한 조언을 남깁니다.

"지금 당장 쓰십시오. 코파일럿(Copilot)이든 챗GPT든, 당신의 두 번째 뇌(Second Brain)처럼 사용하십시오."

AI는 사용하면 할수록 사용자의 맥락을 학습하고 더 유능해집니다.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먼 미래의 일로 치부하지 말고, 지금 당장 내 업무의 가장 작은 부분부터 AI 에이전트에게 '위임'하는 연습을 시작해보세요. 그것이 10만 달러를 100만 달러로 불려줄 여러분만의 에이전트를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이 거대한 파도 속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본질적인 통찰들을 에코 뉴스레터 멤버님들께 가장 먼저 전해드리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뉴스레터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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