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지식 노동이 사라진다고요? 아니요, 당신이 100배 강해지는 겁니다.

Bopyo Park 02 Dec 2025

에코 멤버님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새로운 AI 뉴스가 쏟아지는 요즘, 그 속도감에 현기증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가슴 뛰는 설렘을 느끼곤 합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특히나 우리 에코 멤버님들과 깊게 고민해보고 싶은, 아주 도발적이면서도 본질적인 이야기를 들고 왔습니다.

바로 전 세계 AI 개발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 튜링(Turing)의 CEO 조나단 시다트(Jonathan Siddharth)가 최근 팟캐스트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그는 "모든 지식 노동(Knowledge Work)은 결국 자동화될 것이다"라는, 어찌 보면 섬뜩하기까지 한 예언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면, 이것은 '인간의 종말'이 아니라 '인간 역량의 100배 확장'에 대한 이야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AI가 내 일을 뺏어갈까 두려워하는 차원을 넘어, 다가오는 '에이전트(Agent)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일의 정의를 바꾸고 압도적인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그 통찰을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오늘 뉴스레터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물음을 던집니다.

"당신은 AI라는 도구를 쥔 노동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AI 군단을 지휘하는 지휘자가 될 것인가?"

1. 챗봇의 시대는 끝났다: ‘말하는 AI’에서 ‘행동하는 AI(Agent)’로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챗GPT나 클로드 같은 AI는 주로 ‘질문하고 답하는’ 챗봇(Chatbot)의 형태였습니다. 하지만 조나단은 단언합니다. 이제 패러다임은 챗봇에서 ‘에이전트(Agent)’로 완전히 넘어가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에이전트란 무엇일까요? 챗봇이 옆에 앉아 조언해 주는 똑똑한 컨설턴트라면, 에이전트는 내 손발이 되어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는 유능한 직원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영업 사원(SDR)의 업무를 생각해보십시오. 기존에는 사람이 링크드인을 뒤져 고객 정보를 찾고, 세일즈포스(CRM)를 업데이트하고, 줌인포로 연락처를 따서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에이전트 시대의 AI는 이 모든 과정을 스스로 수행합니다. "이 고객에게 연락해 줘"라는 명령 하나면, AI가 알아서 고객 정보를 조사하고, CRM을 업데이트하고, 적절한 이메일을 작성해 발송까지 마칩니다.

단순히 글을 써주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의 도구(Tool)들을 직접 조작하고, 복잡한 워크플로우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수하는 것. 이것이 바로 다가오는 에이전트 시대의 핵심입니다. 이제 우리는 AI에게 '무엇을 아느냐'를 묻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해낼 수 있느냐'를 묻게 될 것입니다.

2. 데이터 라벨링의 종말과 ‘연구 가속기’의 등장

이러한 에이전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AI를 가르치는 방식(데이터) 또한 근본적으로 변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이 사진은 고양이입니다"와 같은 단순한 데이터 라벨링이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단순 노동은 필요 없습니다.

조나단은 튜링(Turing)과 같은 기업이 이제는 단순 데이터 기업이 아닌 ‘연구 가속기(Research Accelerator)’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AI가 변호사처럼 법률 문서를 검토하고, 개발자처럼 코딩을 하며, 의사처럼 진단을 내리게 하려면, 실제로 그 일을 수행하는 인간 전문가의 복잡한 사고 과정(Reasoning)과 행동 양식을 데이터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AI는 이제 교과서로 공부하는 단계를 넘어, 실제 현장에서 인간 사수가 일하는 방식을 어깨너머로 배우는 ‘도제식 학습’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모방 학습(Imitation Learning)을 넘어, 스스로 시뮬레이션하고 최적의 경로를 찾아내는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의 단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각 분야의 진짜 전문가들이 가진 암묵지(Tacit Knowledge)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AI를 가르칠 수 있는 '진짜 전문가'의 가치는 오히려 폭등할 것입니다.

3. 100배의 생산성: 한 명의 개인이 100개의 회사를 운영하는 시대

"모든 지식 노동이 자동화된다면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이 질문에 대해 조나단은 디스토피아가 아닌, 놀라울 정도로 희망찬 미래를 그립니다. 그는 우리가 역사상 가장 거대한 '생산성 혁명'의 초입에 있다고 말합니다.

현재 일론 머스크 같은 천재적인 경영자도 5~6개의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한계입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가 보편화된 세상에서 개인은 지금보다 100배 더 높은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마케팅 에이전트, 코딩 에이전트, 재무 에이전트를 거느린 한 명의 개인이 100개의 회사를 동시에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창업의 민주화’를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멋진 아이디어가 있어도 코딩을 못해서, 마케팅 자금이 없어서, 팀을 꾸리지 못해서 포기해야 했습니다. 즉, '자본'과 '기술'이 제약조건이었습니다. 하지만 미래에는 '지능(Intelligence)'을 API처럼 저렴하게 빌려 쓸 수 있게 됩니다. "자본의 제약은 곧 지능의 제약이었다"는 그의 통찰은 뼈를 때립니다. 이제 여러분의 아이디어만 있다면, 수백 명의 전문가 군단을 월 20달러에 고용하여 즉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 것입니다.

Half dome illuminated by golden sunset light. — Photo by Leo_Visions / Unsplash

마치면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조나단은 AI의 발전이 '급진적 이륙(Rapid Takeoff)'보다는 '점진적이지만 멈추지 않는 이륙'이 될 것이라 예측합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아직 준비할 시간이 조금은 남아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지금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과거의 방식대로 "어떻게 하면 내가 AI보다 코딩을 더 잘할까, 글을 더 잘 쓸까"를 고민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어떻게 하면 AI라는 유능한 에이전트들에게 일을 시키고, 그들의 결과물을 통합하여 더 큰 가치를 만들까"를 고민하시겠습니까?

미래의 인재상은 '무언가를 직접 만드는 장인'에서 '무언가가 만들어지도록 설계하는 지휘자'로 바뀔 것입니다. 여러분의 업무를 잘게 쪼개어 보세요. 그리고 그중 어떤 부분을 에이전트에게 위임할 수 있을지 실험해 보세요. 지금 당장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 작은 시도들이 모여 여러분을 '100배의 생산성을 가진 슈퍼 개인'으로 만들어줄 것입니다.

우리는 일자리를 잃는 것이 아니라, 지루하고 반복적인 노동에서 해방되어 더 창의적이고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하게 될 것입니다. 질병을 정복하고, 노화를 늦추고, 우주로 나아가는 거대한 꿈을 꾸는 것. 그것이 AI 시대에 인간이 해야 할 진짜 '일'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내용,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두려움보다는 설렘으로, 이 거대한 파도에 올라타시길 바랍니다. 저는 앞으로도 이 파도의 흐름을 가장 먼저 읽고, 에코 멤버님들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뉴스레터에서 더 깊이 있는 인사이트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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