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생 가장 멍청한 AI는 바로 오늘입니다" 샘 알트만이 예고한 5시간의 혁명
에코 멤버님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AI 산업의 최전선에서 들려온, 조금은 섬뜩하면서도 가슴 뛰게 만드는 대담 내용을 가지고 왔습니다. 바로 OpenAI의 샘 알트만과 데이터브릭스(Databricks)의 CEO 알리 고드시의 대담인데요. 이 대화 속에는 앞으로 기업과 개인이 맞이할 AI의 미래가 아주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특히 샘 알트만이 던진 한 마디가 뇌리에 깊게 박혔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보고 있는 이 AI 모델의 성능은, 내 남은 평생 동안 보게 될 모델 중 가장 멍청한 수준일 것입니다.”
이 말은 역설적으로, 내일의 AI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더 똑똑해질 것이라는 예고이자 경고입니다. 우리는 지금 단순히 챗봇과 대화하는 시대를 지나, AI가 비즈니스의 ‘엔진’ 그 자체가 되는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이 대담에서 나온 핵심 통찰을 바탕으로, 앞으로 다가올 ‘에이전트(Agent)의 시대’와 기업 현장에서 벌어질 근본적인 변화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1. ‘똑똑한 챗봇’을 넘어, ‘맥락(Context)’을 이해하는 동료로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AI 혁명은 주로 소비자(B2C) 영역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챗GPT에게 여행 일정을 짜달라고 하거나, 이메일 초안을 부탁하는 식이었죠. 하지만 샘 알트만과 알리 고드시는 이제 그 파도가 ‘기업(Enterprise)’으로 넘어오고 있다고 단언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핵심 키워드는 바로 ‘맥락(Context)’입니다. 알리 고드시가 아주 흥미로운 비유를 들었는데요.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물리학자를 당신 회사에 데려다 놓았다고 상상해 보세요. 하지만 그 사람이 회사의 내부 사정, 데이터가 어디에 있는지, 비즈니스 히스토리가 어떤지 전혀 모른다면 첫날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AI가 바로 그랬습니다. 세상의 모든 지식을 학습했지만, 정작 ‘우리 회사’의 비밀이나 독자적인 데이터는 알지 못했죠. 이제 데이터브릭스와 OpenAI가 주목하는 것은 기업 내부에 흩어져 있는(Siloed) 수만 가지의 문서와 데이터를 AI에게 안전하게 ‘맥락’으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능해질 때, AI는 단순히 검색을 잘하는 도구가 아니라, 우리 회사의 문법과 역사를 완벽히 이해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진정한 ‘동료’로 거듭나게 됩니다. 여러분이 속한 조직, 혹은 여러분이 운영하는 비즈니스에서 ‘나만 알고 있는 데이터’는 무엇인가요? 앞으로는 그 데이터가 AI의 지능과 결합될 때 폭발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2. 5초의 시대에서 ‘5시간의 시대’로: 과업의 지평이 넓어진다
이번 대담에서 샘 알트만은 AI 모델의 발전 단계를 ‘작업 수행 시간(Task Horizon)’이라는 독특한 척도로 설명했습니다.
- GPT-3 시절: AI가 처리할 수 있는 작업은 기껏해야 ‘5초’짜리였습니다. 다음 단어를 예측하거나 짧은 문장을 짓는 수준이었죠.
- GPT-4 시절: ‘5분’ 정도 걸리는 작업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코드를 짜거나 짧은 글을 요약하는 일입니다.
- GPT-5와 그 이후: 이제 AI는 ‘5시간’, 아니 며칠이 걸리는 복잡한 과업을 수행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단순히 속도가 빨라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AI가 맡을 수 있는 일의 ‘범위’와 ‘깊이’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에서는 AI 에이전트가 무려 40만 건의 문서를 읽고 분석하여 새로운 인사이트를 찾아냈습니다. 인간이라면 수년이 걸려도 불가능했을 일을 AI는 끈기 있게, 그리고 맥락을 유지하며 해내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명령’이 아니라 ‘위임’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거 요약해 줘”가 아니라, “지난 10년간의 재무 데이터를 분석해서 경쟁사 대비 우리의 취약점을 찾고, 개선 제안서를 작성해 줘”라고 말하면, AI가 며칠 동안 그 문제를 붙잡고 해결책을 가져오는 시대. 이것이 바로 ‘에이전트’가 가져올 업무의 미래입니다.

3. ‘비터 레슨(Bitter Lesson)’: 복잡하게 설계하지 말고, 모델을 믿어라
엔지니어링이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분들이라면 꼭 새겨들어야 할 통찰이 있었습니다. 현재 많은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기 위해 복잡한 워크플로우를 사람이 일일이 설계하고 있습니다. “A 상황에서는 B 툴을 쓰고, C 상황에서는 D에게 물어봐”라는 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샘 알트만은 이것이 과도기적인 현상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AI 모델 자체가 압도적으로 똑똑해지면(GPT-5 이상), 인간이 굳이 복잡한 단계를 지정해주지 않아도 AI가 스스로 도구를 선택하고, 오류를 수정하며, 최적의 경로를 찾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AI 업계의 유명한 에세이인 ‘The Bitter Lesson(쓰라린 교훈)’을 떠올리게 합니다. 인간이 섣불리 개입해서 규칙을 만드는 것보다, 컴퓨팅 파워와 데이터에 기반한 모델의 학습 능력을 믿는 것이 장기적으로 언제나 승리했다는 교훈입니다. 지금 당장 완벽한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려 애쓰기보다,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AI가 그것을 잘 소화할 수 있는 환경(Foundation)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에코 멤버님들, 오늘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샘 알트만은 인터뷰 말미에 경제 구조는 급격하게 변하겠지만, 인간은 여전히 ‘주인공 에너지(Main Character Energy)’를 잃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습니다. AI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무엇을 할지 결정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며,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결국 우리 인간의 몫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AI는 지금 이 순간에도 ‘가장 멍청한’ 상태를 벗어나 매일 똑똑해지고 있습니다. 5초짜리 일을 시키던 도구에서, 5시간, 5일짜리 프로젝트를 함께할 파트너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죠.
지금 여러분은 AI를 어떤 파트너로 대하고 계신가요?
단순한 검색 엔진으로만 쓰고 계신가요, 아니면 여러분의 비즈니스 맥락을 공유하며 더 큰 과업을 위임할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거대한 파도 앞에서 두려움보다는 설렘을, 막막함보다는 호기심을 가지고 나만의 데이터를 무기 삼아 이 변화를 즐기시길 바랍니다.
저는 미국 이커머스 분야와 AI 분야에 몸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제가 개인적으로 공부하고 경험하는 내용들을 에코 뉴스레터 구독자님들과 나눌 예정입니다.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함께 나누고 싶으시다면 이 뉴스레터터를 계속 구독해주시고 주변에도 많이 소개해 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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