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프로토콜 대전: A2A vs MCP, 미래 에이전트 협업의 표준을 정하다
서로 다른 AI들이 대화하는 세상을 위한 두 가지 표준의 등장과 전망
안녕하세요, AI 코리아 뉴스레터 집필진 Sai 김진환입니다.
지난번 MCP를 소개해드렸는데요. 최근 AI 업계에서는 서로 다른 AI 시스템들이 소통하고 협업하는 방식을 표준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특히 앤트로픽의 'MCP(Model Context Protocol)'외에도 구글의 'A2A(Agent-to-Agent)' 프로토콜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MCP에 이어서 A2A를 살펴봄으로써 두 프로토콜의 개념과 특징, 활용 사례를 비교 분석하고, 향후 AI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보겠습니다.
왜 AI 프로토콜이 중요한가?
현재 생성형 AI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다양한 모델과 서비스가 등장했지만, 이들은 마치 '섬'처럼 고립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챗GPT는 구글 드라이브의 문서를 읽을 수 없고, 클로드(Claude)는 사내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복잡한 작업을 여러 전문적인 AI가 나눠서 처리하려 해도, 서로 정보를 주고받을 방법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았죠.
이런 상황에서 앤트로픽과 구글이 각각 MCP와 A2A라는 개방형 표준을 제시했습니다. 간단히 비유하자면, MCP는 "AI를 위한 공용 포트"로 AI가 외부 데이터와 도구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고, A2A는 "AI들이 사용하는 공용어"로 서로 다른 AI 에이전트들이 협업할 수 있게 해줍니다.
MCP: AI와 외부 세계를 잇는 다리
MCP의 탄생 배경
비교를 위해 지난주에 다뤘던 MCP를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2024년 11월, 앤트로픽이 공개한 MCP는 AI 모델이 외부 데이터나 도구에 접근하기 위한 표준 인터페이스입니다. 기존에는 각 AI 서비스마다 플러그인이나 API 방식이 제각각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데이터 소스에 연결할 때마다 별도의 통합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MCP는 이러한 비효율을 해소하고, 하나의 통일된 방식으로 다양한 시스템을 연결하려는 시도입니다.
앤트로픽의 발표 이후, OpenAI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MCP 지원을 선언하면서 사실상의 업계 표준으로 빠르게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이 표준을 함께 채택했다는 것인데, 이는 MCP가 제공하는 가치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MCP의 구조와 작동 방식
MCP는 간단한 클라이언트-서버 모델로 구성됩니다. MCP 서버는 특정 기능이나 데이터를 제공하는 모듈이고, MCP 클라이언트는 AI 모델과 서버 사이를 연결하는 매개체입니다.
예를 들어, AI 비서 애플리케이션이 파일 시스템과 이메일 기능에 접근해야 한다면, 각각을 담당하는 MCP 서버에 연결하여 파일 검색이나 이메일 발송 기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통신은 JSON-RPC 2.0 형식으로 이루어지며, 서버는 자신이 제공하는 도구 목록을 AI에게 알려주고, AI는 이를 필요에 따라 호출합니다.
실제 활용 사례
MCP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 코딩 도우미: Replit, Sourcegraph, Codeium 등 개발 툴 업체들은 MCP를 통해 AI가 Git 저장소에서 코드를 찾아오거나 개발 환경과 통합된 지원을 제공할 수 있게 했습니다.
- 기업 데이터 분석: 핀테크 기업 Block(전 Square)은 MCP를 활용해 내부 데이터베이스와 AI를 연결, 직원들이 자연어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 스마트 홈 제어: 한 해커톤에서는 MCP를 통해 AI 모델이 애플 HomeKit과 연결되어 음성 명령으로 집안 스마트 기기들을 제어하는 시연이 이루어졌습니다.
A2A: AI 에이전트들의 협업 네트워크
A2A의 개발 배경
구글이 2025년 4월에 공개한 A2A는 서로 다른 AI 에이전트들이 공통 언어로 대화하고 협업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토콜입니다. Atlassian, Salesforce 등 50여 개 파트너사가 함께 개발한 이 표준은 각기 다른 회사나 프레임워크로 만들어진 에이전트라도 같은 규칙으로 정보를 주고받고 행동을 조율할 수 있게 합니다.
A2A가 등장한 배경에는 '멀티 에이전트' 시대의 도래가 있습니다. AI 기술 발전으로 수많은 에이전트들이 등장했지만, 이들이 고립된 채 개별 작업만 하는 것을 넘어 함께 복잡한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려면 상호 소통이 필수였습니다.
A2A의 주요 특징
A2A 프로토콜은 5가지 설계 원칙을 따릅니다:
- 에이전트 고유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자연스러운 협업 지원
- HTTP, SSE, JSON-RPC 등 기존 표준 웹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
- 기업용 강력한 인증/권한관리 기본 지원
- 장기 실행되는 작업 지원
- 텍스트 뿐 아니라 음성,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교환 지원
A2A의 가장 큰 특징은 각 에이전트가 자신의 능력 목록을 JSON 형태의 "에이전트 카드"로 공개하여, 어떤 작업을 어떤 에이전트에게 맡길지 자동으로 찾고 연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Task 객체로 업무를 정의하고 상태를 추적하며, 에이전트 간에 메시지와 파일을 주고받아 맥락을 공유하고 협력합니다.
활용 사례
A2A는 특히 기업 환경에서 여러 AI 도구들을 연결한 엔드투엔드 업무 자동화에 적합합니다. 예를 들어:
- 전자상거래: 재고 관리 에이전트, 고객문의 응대 에이전트, 개인화 마케팅 에이전트 등이 A2A로 묶여 서로 맥락을 주고받으며 협업함으로써 일관된 플로우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 문서 처리: OCR 전문 에이전트가 문서를 텍스트로 변환하면, NLP 에이전트가 핵심 정보를 추출하고, 마지막으로 요약 에이전트가 리포트를 작성하는 식으로 여러 AI가 단계별로 협력할 수 있습니다.
이런 멀티 에이전트 협업을 통해 실제 기업 도입 사례에서는 고객 지원 업무 처리 시간이 40% 단축되고 고객 만족도가 향상되는 효과가 보고되었습니다.
MCP vs A2A: 무엇이 다른가?
공통점
두 프로토콜 모두 AI 생태계의 상호운용성을 높이기 위한 개방형 표준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둘 다 JSON 기반의 표준 메시지 포맷을 사용하고, 인터넷 표준 기술(HTTP/SSE 등)을 활용합니다. 또한 보안과 권한 관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오픈소스/오픈표준 형태로 공개되었다는 점도 같습니다.
구글도 "A2A는 MCP를 보완하는 프로토콜"이라고 언급하며, 서로 경쟁하기보다 각각 에이전트 대 에이전트와 에이전트 대 도구의 표준 역할을 담당하여 함께 쓰일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주요 차이점
A2A와 MCP의 가장 큰 차이는 적용 대상과 범위입니다:
- MCP: "AI 에이전트 대 외부 도구/데이터소스" 연결에 초점
- A2A: "AI 에이전트 대 AI 에이전트" 간의 직접 통신과 협업에 초점
쉽게 비유하자면, MCP는 AI에게 도구 상자를 제공하고, A2A는 AI들이 팀으로 일할 수 있게 해주는 소통 체계입니다.
또 다른 차이는 탄생 배경과 주도 주체입니다. A2A는 구글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엔터프라이즈 업무 자동화 요구에 의해 생겨났고, MCP는 Anthropic이 시작했지만 AI 커뮤니티 주도로 발전하며 OpenAI, MS 등도 수용하는 중립적인 생태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A2A는 에이전트 간 "상태 공유"와 "멀티모달 메시징"까지 포괄하는 무거운 구조인 반면, MCP는 비교적 경량 프로토콜로 필요 최소한의 규약만 정해두었습니다.
산업 영향과 전망
생태계 변화
MCP와 A2A의 등장은 AI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먼저, 이러한 표준의 등장으로 "AI 앱 스토어"와 같은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MCP의 경우 GitHub에 300개 이상의 오픈소스 커넥터가 공개되었으며,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벡터 검색, 클라우드 스토리지, 문서 크롤러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룹니다.
또한 AI 기업들이 자사 플랫폼에 이러한 표준을 통합하면서, 서로 다른 AI 시스템 간의 상호운용성이 크게 향상되고 있습니다. OpenAI는 ChatGPT 데스크톱 앱과 API에 MCP와 유사한 연결 프로토콜을 도입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도 애저 OpenAI 서비스에 MCP를 통합했습니다.
기업 응용의 확대
이러한 프로토콜의 표준화는 기업들이 AI를 실제 업무에 도입하는 과정을 크게 단순화합니다. 예를 들어, MCP가 도입된 기업용 AI 시스템은 내부 데이터베이스, 문서 저장소, 이메일 시스템 등 다양한 업무 도구에 쉽게 연결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A2A가 적용된 환경에서는 여러 전문화된 AI 시스템이 협력하여 복잡한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수 있게 됩니다.
Block(구 Square), Apollo 등 선도적인 기업들은 이미 이러한 프로토콜을 활용하여 내부 AI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이 흐름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까?
개발자와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프로토콜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될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두 프로토콜이 상호보완적인 관계이므로, 활용 목적에 따라 선택하거나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개별 AI 서비스에 외부 기능을 빠르게 추가하려면 MCP
- 여러 AI 시스템이 협업하는 복잡한 워크플로우를 구현하려면 A2A
물론 미래에는 두 프로토콜이 통합되거나, 한쪽이 더 우세한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 MCP는 더 넓은 생태계와 단순한 구현으로 빠르게 채택되고 있고, A2A는 더 풍부한 기능과 기업 환경 지원으로 복잡한 활용 사례에 강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치며: AI 협업의 미래
MCP와 A2A의 등장은 AI가 고립된 개체에서 벗어나 서로 연결되고 협력하는 생태계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표준화는 AI 기술이 더 풍부하고 실용적인 응용 분야로 확장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여러 AI가 자연스럽게 협력하여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거나, AI가 우리 주변의 모든 디지털 시스템과 쉽게 연결되어 작업하는 모습을 더 자주 보게 될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발전을 넘어, AI가 우리 생활과 업무에 통합되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저자 관련 정보] 이름: 김진환 이메일 주소: happydata1510@gmail.com 소속: 주식회사 위니브 데이터 Lead / 고려대학교 빅데이터사이언스학부 겸임교수, 경제통계학 박사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