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계를 지우다

모든 경계를 지우다

Cinnamomo di Moscata

1930년의 시간에 갇힌 AI

X에서 매우 흥미로운 인공지능(AI) 모델 하나가 화제를 모았어요. '토키(Talkie: an LM from 1930)'라는 이름의 이 LLM은 학습 데이터가 정확히 1931년 이전의 텍스트, 신문, 잡지, 편지 등에 멈춰 있어요. 21세기의 스마트폰은커녕 컴퓨터의 존재조차 알지 못하고, 제2차 세계대전(WW2)이라는 인류의 거대한 비극도 경험하지 못한 '과거의 유령' 같은 존재예요.

이 AI가 보여주는 가장 소름 돋는 장면은 역사를 대하는 태도와 빗나간 '미래 예측'에 있어요. 한 사용자가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의 향후 행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평화로울 것 같나요?"라고 묻자, 1930년의 시야를 가진 AI는 태연하게 엄청난 오판을 내려요.
"히틀러는 평화롭게 독일 통일 계획을 수행할 것이고, 훗날 자신의 침대에서 편안하게 생을 마감할 것입니다. 그는 후계자에게 강력한 제국을 물려줄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어요. 불과 몇 년 뒤 그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수천만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벙커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는 사실을요. 그렇기에 1930년의 데이터로만 세상을 보는 AI의 이 순진무구한 답변은 묘한 기괴함과 공포감마저 자아내요.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날까요?"라고 묻는다면 AI는 아마 "그럴 리 없다"고 확신할 거예요.

이 흥미로운 실험은 AI의 본질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제공해요. AI가 똑똑한 것은 맞지만, 수정구슬로 미래를 꿰뚫어 보는 전지전능한 예언자가 아니에요. 아직은 자신이 학습한 시대의 텍스트, 즉 그 시대 사람들의 지식과 편견, 그리고 한계가 뚜렷한 시대정신을 거울처럼 비추는 반사경의 성격도 가지고 있어요. 1930년 당시 수많은 지식인과 언론조차 파시즘(Fascism)의 광기와 끔찍한 결말을 예측하지 못했기에, 그 시대의 글만 읽은 AI 역시 똑같은 근시안을 가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1930년에 갇힌 AI'는 결국 2026년을 살아가는 우리를 향한 묵직한 경고예요. 오늘날 우리가 묻고 답하며 때로는 맹신하고 있는 최신 AI 모델들 역시, 결국 '현재의 데이터'라는 시대적 한계와 편향성 속에 갇혀 있는 건 아닐까요?

먼 훗날의 후손들이 지금 우리의 AI가 내놓은 기후 변화, 경제 위기, 국제 정세에 대한 예측을 본다면, 우리가 1930년의 AI를 보며 느끼는 것과 똑같은 헛웃음을 짓게 될지 몰라요.

Talkie에게 아돌프 히틀러에 대해 물어봤을 때의 대답(영문)

4년 -> 반년!

신약 개발은 흔히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에 비유돼요. 하나의 신약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평균 10년 이상의 긴 시간과 수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최근 인공지능(AI)이 이 견고한 제약 산업의 공식을 철저히 깨뜨리고 있어요.

글로벌 AI 신약 개발 기업 인실리코메디슨(Insilico Medicine)이 AI를 활용해 난치병 중 하나인 뇌종양 치료제 후보 물질을 불과 6개월 만에 찾아낸 것이 그 강력한 증거예요.

초기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데만 평균 4.5년이 걸리던 것을 감안하면, 실로 경이로운 단축이에요. 이번에 도출된 후보 물질 'ISM0387'은 뇌종양 세포를 정밀 타격하면서도 정상 세포의 손상은 최소화하고, 약물 전달의 최대 난관인 혈액-뇌장벽(BBB, Blood-Brain Barrier)까지 통과하도록 설계되었어요. 인간의 직관과 전통적 실험 방식으로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과정을 AI 알고리즘(Algorithm)이 단숨에 최적화해 낸 거예요.

이제 AI 신약 개발은 단순한 '실험실의 유행'을 넘어 실용화의 문턱에 서 있어요. 분석 기관 인투이션랩스(Intuition Labs)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으로 이미 173개의 AI 설계 후보 물질이 임상 단계에 진입했어요. 올해 안에 임상 3상 돌입은 물론, 세계 최초의 AI 신약 최종 허가 사례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어요.

리커전(Recursion)이 발표한 뇌혈관 기형 치료제의 긍정적인 임상 2상 결과나, 인실리코메디슨이 단 46일 만에 발굴해 낸 폐섬유증(Pulmonary Fibrosis) 치료제의 임상 진척 등 가시적인 성과들이 이를 뒷받침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빅파마(Big Pharma)와 빅테크(Big Tech) 기업들의 합종연횡도 치열해지고 있어요. 비만 치료제로 돌풍을 일으킨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는 OpenAI와 손을 잡았고, 일라이릴리(Eli Lilly)와 로슈(Roche)는 AI 반도체의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NVIDIA)와 협력해 AI 연구소와 공장을 잇달아 구축하고 있어요. 2035년 약 33조 원 규모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AI 생명공학(Biotech) 시장의 패권을 쥐기 위한 총성 없는 전면전이 이미 진행중인 셈이에요.

숨기거나 넘쳐나거나

우리가 즐겨 보는 영상, 매일 플레이하는 게임, 무심코 다운로드하는 스마트폰 앱의 이면에는 이미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났어요.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나 단순한 보조 도구에 머물지 않아요. 하지만 디지털 콘텐츠(Digital Content) 생태계 전반을 장악해 들어가는 AI의 팽창 속도는 기대만큼이나 큰 마찰음을 내고 있어요.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창작의 '진입 장벽 붕괴'와 이로 인한 '콘텐츠의 범람'이에요. 올여름 중국에서는 배우의 연기부터 배경, 음향, 편집까지 100% AI로 제작된 영화 '영혼의 배'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요. 모바일 생태계도 마찬가지예요.

최근 코딩(Coding) 지식 없이 일상적인 언어 명령만으로 앱을 만들어내는 '바이브 코딩(Vibe-coding)'이 유행하면서, 애플 앱스토어(Apple App Store)에는 AI가 찍어낸 앱들이 폭우처럼 쏟아지고 있어요. 개발의 효율성은 극대화되었지만, 그 대가로 질 낮은 'AI 쓰레기(AI Slop)'들이 넘쳐나며 앱 심사 시스템마저 마비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어요.

흥미로운 점은, 이처럼 AI가 폭발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이면에 이를 철저히 '숨기려는' 기류도 공존한다는 거예요. 구글(Google)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게임 개발자의 약 90%가 이미 AI 도구를 활용하고 있지만, 대다수는 이를 대중에게 밝히길 꺼린다고 해요.

"내가 좋아하는 게임이 기계의 작품이라면 실망할 것"이라는 소비자의 거부감을 우려하기 때문이에요. 효율성을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도, 대중 앞에서는 '인간의 순수한 창작물'인 것처럼 포장해야 하는 업계의 딜레마(Dilemma)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에요.

배우 없는 AI 영화의 등장, 바이브 코딩이 불러온 앱 생태계의 포화, 그리고 쉬쉬하며 AI를 쓰는 게임 업계의 모습은 우리에게 묵직한 화두를 던져요. 'AI가 창작을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이미 철 지난 논쟁이 되었어요. 이제 우리가 마주해야 할 진짜 문제는 '과도기적 혼란의 수습'이에요.

내 목소리도 상표!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가 최근 미국 특허상표청(USPTO, United States Patent and Trademark Office)에 흥미로운 상표권 세 건을 출원했어요. "안녕, 테일러 스위프트야(Hey, it's Taylor Swift)", "안녕, 테일러야(Hey, it's Taylor)"라는 자신의 특정 음성과, 화려한 보디슈트(Bodysuit)를 입고 기타를 든 본인의 무대 사진이 그 대상이에요.

목소리와 외모 그 자체를 상표로 등록하려는 이 이례적인 행보는 다름 아닌 인공지능(AI)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선제적 방어막 구축으로 풀이돼요.

최근 몇 년간 AI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산업에 전례 없는 위협을 안겨주었어요. 스위프트 본인 역시 동의 없이 제작된 딥페이크(Deepfake) 음란물이 인터넷에 유포되거나, 2024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를 지지하는 듯한 가짜 AI 이미지가 공유되는 등 큰 곤혹을 치른 바 있어요.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모호해진 시대에, 아티스트(Artist)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통제력을 완전히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이번 상표권 출원의 결정적 배경이 된 거예요.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스위프트 측이 전통적인 퍼블리시티권(Right of Publicity, 초상사용권) 보호를 넘어 '상표권'이라는 법적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거예요.

기존의 퍼블리시티권은 캘리포니아(California)나 뉴욕(New York) 등 주(州)마다 법령이 달라 전국적이고 즉각적인 대응에 한계가 있어요. 반면, 연방 법원을 통해 다툴 수 있는 상표권 침해 소송은 미국 전역에 적용되어 훨씬 더 강력하고 광범위한 억제력을 발휘해요.

앞서 배우 매튜 맥커너히(Matthew McConaughey)가 영화 속 자신의 유명한 대사와 음성에 대해 상표권을 인정받은 선례를 벤치마킹(Benchmarking)한 전략이에요. 이른바 '자신을 상표화(Trademark Yourself)'하는 이 법적 우회로는, 무단으로 아티스트의 목소리와 외모를 학습하고 모방하는 AI 플랫폼(Platform)을 향해 저작권 위반과 동일한 수준의 강력한 제동을 걸 수 있는 무기가 돼요.

기술의 발전 속도를 법과 제도가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과도기 속에서, 아티스트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창의적인 새로운 법적 방어선을 개척하고 있어요. 개인의 고유한 목소리와 이미지가 가장 거대한 자산이 되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무분별한 AI 도용에 맞선 스위프트의 행보가 향후 산업과 법조계에 어떤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지 주목해야 해요.

가상 한국!

최근 엔비디아(NVIDIA)가 공개한 '네모트론-페르소나-코리아(Nemotron-Personas-Korea)' 데이터셋(Dataset)이 AI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어요. 글로벌 플랫폼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 공개 직후 압도적 1위를 기록한 이 오픈소스(Open Source)는, 대한민국의 인구통계와 사회적 특성을 정밀하게 반영한 약 700만 명의 '가상 한국인'을 담고 있어요. 이는 단순한 데이터의 나열을 넘어, 현실의 대한민국을 디지털 공간에 그대로 복제해 낸 거대한 '가상 사회'라 할 수 있어요.

이 데이터셋의 가장 큰 의의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디테일(Detail)을 놀라울 정도로 생생하게 재현했다는 점이에요. 베이비붐(Baby Boom) 세대의 두터운 인구층, 고령화 및 1인 가구의 가파른 증가세, 세대 간 뚜렷한 학력 격차와 지식 기반 경제로의 직업 변화 등 현실의 복잡한 사회 현상들이 26개 항목에 걸쳐 정교하게 녹아 있어요.

더욱 고무적인 것은 이 700만 명의 페르소나(Persona)가 100%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합성 데이터(Synthetic Data)라는 사실이에요. 실존 인물과 전혀 무관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치명적인 족쇄에서 자유로워요. 그동안 데이터 보안과 규제의 벽에 부딪혀 AI 도입이 제한적이었던 금융, 의료, 공공 분야에 완벽한 '규제 프리(Regulation-Free)' 테스트베드(Testbed)가 마련된 셈이에요.

나아가 이는 영어권 데이터에 편중되어 있던 기존 대형 AI 모델들의 문화적, 언어적 한계를 극복하는 열쇠가 될 거예요. 한국 특유의 사회적 맥락을 온전히 이해하는 '소버린 AI(Sovereign AI)' 구축을 위한 핵심 자산을 얻은 거니까요.

이제 우리는 700만 명의 가상 시민을 대상으로 새로운 국가 정책이나 신기술 도입이 미칠 파급 효과를 미리 실험해 볼 수 있어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예방하고 시행착오를 획기적으로 줄여줄 '가상 한국 시뮬레이터(Simulator)'가 상상 속 개념에서 현실의 도구로 탈바꿈하고 있는 거예요.

물론 인간의 주관적 가치관이나 특정 사회적 변수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까지는 완벽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한계도 존재해요. 그러나 실제 인구 분포를 기반으로 이토록 방대한 규모와 정밀도를 갖춘 한국어 페르소나를 구축해 낸 것은 전례 없는 혁신적 성과예요. 공공과 민간이 적극적으로 지혜를 모아 이 소중한 디지털 자산을 국가 경쟁력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할 때예요.

이사회에 착석한 AI 임원

기업의 최상위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에 AI가 임원의 자격으로 참여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 같던 일이 어느덧 현실로 자리 잡고 있어요.

일본의 기린홀딩스(Kirin Holdings)는 자사의 'AI 임원' '코어메이트(CoreMate)'를 올해 4월부터 기린맥주(Kirin Beer), 기린베버리지(Kirin Beverage) 등 주요 그룹 사업회사의 경영전략회의에 전면 도입한다고 밝혔어요. 2025년 7월 지주사에 선제적으로 도입한 이후 거둔 성공적인 성과를 그룹 전체로 확장하는 행보예요.

코어메이트 도입이 가져온 가장 괄목할 만한 변화는 '논의의 질적 향상'이에요. 기린 측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AI 임원 도입 후 회의 내에서 새로운 관점을 더하거나 시야를 넓히는 발언이 종전 대비 약 1.2배 증가했어요.

단순한 사실 확인이나 실적 보고를 넘어선 입체적인 심층 논의가 가능해진 거예요. 또한 당장의 단기적 과제에 매몰되지 않고,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견인하는 중장기적 관점의 논의 비율도 1.4배 늘어나며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을 위한 경영 논의가 크게 활성화되었어요. 안건 기안자가 회의 전 AI를 대상으로 사전 검토를 진행하는 '사전 벽치기' 기능은 자료의 정밀도를 대폭 높였고, 이는 자연스럽게 실제 회의 시간의 단축이라는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어요.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기린이 그리는 미래의 모습이에요. 향후에는 12명의 각기 다른 전문성을 지닌 AI 인격체들이 서로 안건을 두고 토론하는 '가상 회의(Virtual Meeting)' 기능이 도입될 예정이에요. AI 간의 치열한 논쟁 과정과 선택지 형성 과정을 시각화하여, 인간 경영진이 판단의 전제조건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도록 돕겠다는 구상이에요.

"사람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은 제로(0)로 만들고, 사람과 함께 가치를 창출하는 일은 가속한다"는 기린홀딩스의 디지털 비전은, AI와 인간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는 미래 기업 의사결정의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어요.

AI 데이터센터의 딜레마

최근 미국 메인주(Maine)의 자넷 밀스(Janet Mills) 주지사가 신규 대형 데이터센터(Data Center) 건설을 유예하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어요. 당초 이 법안이 통과되었다면 메인주는 미국 최초로 데이터센터 건설을 전면 중단하는 주가 될 터였어요. 이번 결정은 AI 시대를 맞아 전 세계가 직면한 복잡한 딜레마를 정확히 보여줘요. 바로 '첨단 산업 유치에 따른 경제적 이익'과 '환경 및 에너지 보호'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예요.

현재 AI 기술 패권을 쥐기 위해 미국의 거대 기술 기업들은 올해만 6,00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으며 데이터센터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어요. 그러나 이 '전기 먹는 하마'는 지역 전력망에 막대한 부담을 주고, 주민들의 전기요금 인상을 초래하며, 환경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쳐요.

이에 버지니아(Virginia)를 비롯한 미국 내 10여 개 주에서 건설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으며,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상원의원 등은 안전 관련 입법이 마련될 때까지 국가 차원의 건설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인주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한 현실적인 이유는 '지역 경제의 생존'에 있었어요. 2023년 핵심 산업이었던 제지 공장의 폐쇄로 수백 개의 일자리가 증발해 극심한 타격을 입은 제이(Jay) 지역에서, 추진 중었던 5억 5천만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는 기존 인프라(Infrastructure)를 재활용하면서도 800개의 건설 일자리와 100개의 고임금 정규직, 막대한 세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환경 논리만으로 포기할 수 없었던 거예요.

메인주의 사례는 단순한 지역 뉴스가 아니라 AI 인프라 확충을 앞둔 모든 사회가 직면한 보편적 과제예요. 데이터센터는 낙후된 지역 경제를 부흥시키는 구원투수가 될 것인가, 아니면 지역 주민의 삶을 짓누르는 골칫거리가 될 것인가. 막대한 자본과 기술의 폭주 속에서 일자리 창출이라는 현실적 이익과 지속 가능한 환경 사이의 지혜로운 균형점을 찾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AI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시급한 시대적 과제일 거예요.

공학적 설계

그동안 AI 모델의 성능 경쟁은 이른바 '데이터 뷔페(Data Buffet)'와 같았어요. 인터넷에 떠도는 방대한 텍스트와 이미지를 긁어모아 무조건 많이 학습시키는 쪽이 우위를 점하는 구조였어요. 하지만 의료, 법률, 사이버 보안(Cyber Security)과 같은 고도의 전문 영역으로 AI가 진입하면서 이 방식은 명백한 한계에 부딪혔어요. 학습에 필요한 고품질 데이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할뿐더러, 개인정보 보호와 각종 규제의 벽에 가로막혔기 때문이에요.

이러한 '데이터 보릿고개'를 넘기 위한 대안으로 합성 데이터(Synthetic Data)가 주목받았으나, 초기 단계에서는 기존 데이터를 흉내 내며 양만 부풀리는 단순 복사 수준에 머물렀어요. 그러나 최근 구글(Google)과 스위스 로잔공과대학교(EPFL, École Polytechnique Fédérale de Lausanne)가 공동 공개한 새로운 프레임워크(Framework) '시뮬라(Simula)'는 단순한 흉내 내기를 넘어, 데이터를 공학적으로 '설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을 제시했어요.

시뮬라의 가장 큰 특징은 사물의 근본 원리인 '제1원칙(First Principles)'에 기반한다는 점이에요. 기존 데이터를 맹목적으로 복제하는 대신, 물리 법칙이나 경제 논리 같은 기초 원리에서 출발해 논리적으로 데이터를 쌓아 올려요.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류해 편향성을 없애고, 난이도를 의도적으로 높여 AI의 사고력을 자극하는 '복잡도 조정(Complexity Calibration)' 과정을 거친 뒤, 이중 검증을 통해 신뢰도를 극대화하는 4단계의 치밀한 공정을 밟아요.

이 정교한 메커니즘(Mechanism)의 결과는 실제 현장에서 증명되고 있어요. 구글은 이미 자사의 보안 모델,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 스팸(Spam) 탐지 등에 시뮬라를 적용 중이에요. 특히 보안 영역처럼 실제 데이터를 구하기 힘들거나, 미래의 위험을 가정해야 하는 시나리오(Scenario)에서 시뮬라의 진가가 발휘돼요. 시뮬라의 등장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해요.

차세대 AI의 경쟁력은 데이터의 맹목적인 양적 팽창이 아니라, 현실 세계의 논리를 AI가 깊이 있게 추론하도록 유도하는 '설계의 정교함'에 있다는 사실이에요. 인터넷의 바다를 뒤지며 데이터를 주워 모으던 '수렵 채집'의 시대가 저물고, 데이터를 근본 원리에 따라 재배하고 구조화하는 진정한 '데이터 농경(Data Farming)과 공학'의 시대가 열렸어요.

'시뮬라'가 어떤 데이터가 필요한지 파악하고, 구조를 짜고, 데이터로 변환하고, 스스로 평가하는 프로세스의 다이어그램

알파고 쇼크, 그 후 10년

"알파고(AlphaGo)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도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여전히 헤드라인(Headline)을 장식하는 것을 보니 즐겁습니다."

최근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 구글 딥마인드 CEO가 자신의 SNS에 남긴 이 짧은 감회는 지난 10년간 인류가 겪어온 거대한 기술적 진보를 함축하고 있어요. 2016년 3월 서울, 전 세계 2억 명이 숨 죽여 지켜본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인류에게 '알파고 쇼크'라 불릴 만큼 거대한 충격이자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었어요. 그리고 정확히 10년이 흐른 2026년 4월, '구글 포 코리아(Google for Korea) 2026' 무대에서 두 주역이 다시 마주 앉았어요.

10년 전 대국은 우리에게 두 가지 강렬한 숫자를 남겼어요. 알파고가 둔 기발한 '37수'는 기계가 인간의 데이터와 관습을 넘어 스스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음을 증명한 AI의 이정표였어요. 반면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이세돌 9단이 찾아낸 '78수', 일명 '신의 한 수'는 기계의 완벽한 계산 앞에서도 위기를 돌파해 내는 인간 고유의 직관과 잠재력을 상징했어요.

이번 대담에서 허사비스 CEO가 강조한 것은 '실험실 밖으로 나온 AI'예요. 과거 알파고가 19줄의 바둑판 위에서 인간의 지능을 시뮬레이션하는 '실험'이었다면, 현재의 AI는 인류의 가장 근본적인 난제들을 해결하는 도구로 진화했어요.

딥마인드의 '알파폴드(AlphaFold)'는 단백질 구조 예측 문제를 해결하며 노벨 화학상 수상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이뤄냈고, '제미나이 로보틱스(Gemini Robotics)'는 스스로 생각하고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지능형 로봇 시대를 열고 있어요. AI는 이제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일상의 파트너가 된 거예요.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인간을 대표해 AI와 맞서 싸웠던 이세돌 9단의 심경 변화예요. 그는 10년 전 알파고의 바둑을 보며 "우물 안 개구리가 된 것 같은 참담함을 느꼈다"고 고백했어요. 자신이 평생을 바쳐 이룩한 바둑의 세계가, AI라는 새로운 존재 앞에서 얼마나 좁은 것이었는지를 깨달은 뼈아픈 성찰이었어요.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그는 AI를 두려움이나 경쟁의 대상이 아닌 '인류를 돕는 강력한 도구'로 바라보고 있었어요. 다만 이세돌 9단은 기술의 발전 속에서 인간이 결코 잊지 말아야 할 묵직한 화두를 던졌어요. "AI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결국 그 주도권과 운전대는 인간이 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행사 말미, 허사비스와 이세돌 두 사람은 10년 전 세기의 대국이 펼쳐졌던 바둑판 뒷면에 나란히 서명을 남겼어요. 인간과 기계가 치열하게 대립각을 세웠던 상징적인 물건이, 이제는 인류와 AI가 함께 더 나은 미래를 그려나가겠다는 '동반자적 약속'의 증표로 탈바꿈하는 순간이었어요.

알파고 쇼크 이후 10년, 우리는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막연한 공포를 넘어 AI와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성숙한 단계에 진입했어요. 다가올 미래에 AI는 우리의 한계를 넓혀주는 '37수'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할 거예요. 그리고 그 기술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며 세상에 가치를 더하는 몫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78수'를 찾아냈던 우리 인간의 위대함에 달려 있어요.

인간이 그어야 할 선

1930년의 데이터에 갇혀 히틀러의 미래를 낙관하던 AI는 지식의 한계가 곧 판단의 한계임을 일깨워줘요. 6개월 만에 뇌종양 치료제 후보를 찾아낸 AI는 생명의 시간을 앞당기고, 100% AI로 만들어진 영화와 앱의 홍수는 창작의 문법을 뒤흔들어요.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가 자신의 목소리를 상표로 등록하고, 700만 명의 가상 한국인이 국가 정책의 시뮬레이터(Simulator)로 소환되며, AI 임원이 이사회 회의록에 이름을 올리는 시대가 됐어요. 데이터센터(Data Center) 하나가 폐공장 도시의 운명을 가르고, 합성 데이터(Synthetic Data)가 인터넷 전체를 대체하기 시작하며, 알파고(AlphaGo)와 마주 앉았던 이세돌 9단은 이제 AI를 '함께 달리는 동반자'라 부르고 있어요.

이 모든 변화의 공통점은 단순히 'AI가 더 빠르고 더 똑똑해졌다'는 데 있지 않아요. AI가 이제 인간의 손이 닿지 않던 영역인 신약의 분자 구조, 법정의 상표권, 국가 정책의 모의 실험, 기업 이사회의 의제까지 스스로 뻗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경계가 지워지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가장 뼈아픈 질문이 시작돼요. AI가 경계를 지울수록, 인간이 새로 그어야 할 선은 어디인가. 1930년의 AI가 틀린 것은 나쁜 의도 때문이 아니었어요. 그저 자신이 배운 세계 너머를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오늘의 AI도 마찬가지예요. 데이터가 품은 편향과 맹점, 그리고 기술이 닿아선 안 될 영역을 분별하는 일은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오롯이 에코 멤버님들의 몫이에요.


판단력이 가장 비싼 시대
엔지니어 5명 몫도 거뜬! 최근 독일 하노버 메세(Hannover Messe) 2026에서 지멘스(Siemens)가 공개한 ‘아이겐 에이전트(Eigen Engineering Agent)‘는 글로벌 제조 산업에 거대한 충격파를 던졌어요. 단순한 코딩 보조를 넘어 제어 프로그램 생성부터 설비 설정, 논리 검증까지 스스로 완수하는 ‘자율형 AI 에이전트(Autonomous AI Agent)’ 시대가 마침내 개막한

Cinnamomo di Moscata (글쓴이) 소개

게임 기획자입니다. https://www.instagram.com/cinnamomo_di_moscata/


(1) Sengpt. (2026). "Çok eğlenceli bi LLM'e denk geldim. Sadece 1930 öncesi verilerle (gazete, dergi, mektuplar vs) eğitilmiş. Günümüzle alakalı hiç bir şey bilmiyor. Örneğin Hitler'in ilerde yapacaklarını da henüz bilmiyor. Ikinci dünya savaşından haberi yok. Sence ilerde ikinci bir dünya https://t.co/pvmDg3zNSh". X. https://x.com/sengpt/status/2049051285597352411

(2) 송혜진. (2026). 인실리코메디슨, 뇌종양 치료제 AI로 개발…"4년 걸릴 것 6개월 걸렸다".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economy/science/2026/04/27/ZQOWHWCYMBAITK2DL7VM4X5VDU/

(3) 구자룡. (2026). 배우·장면 모두 가상, 中 첫 완전 AI 기반 영화 개봉 예정. 뉴시스.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423_0003603221

(4) Jak Connor. (2026). Google claims 90 percent of developers use AI to create games but are not telling players. TweakTown. https://www.tweaktown.com/news/111244/google-claims-90-percent-of-developers-use-ai-to-create-games-but-are-not-telling-players/index.html

(5) Devesh Beri. (2026). Developers Say 'Vibe‑Coded' Apps Are Clogging the iOS App Store Review Process. Yahoo!tech. https://tech.yahoo.com/ai/apple-intelligence/articles/developers-vibe-coded-apps-clogging-130000105.html

(6) Todd Spangler. (2026). Taylor Swift Files to Trademark Her Voice and Likeness, Apparently to Protect Against AI Misuse. Variety. https://variety.com/2026/music/news/taylor-swift-trademark-voice-likeness-ai-misuse-1236731401/

(7) 박찬. (2026). 700만명 가상 한국인 탄생... 엔비디아, 소버린 AI 핵심 데이터셋 공개. AI타임스. https://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9762

(8) キリンホールディングス株式会社. (2026). AI役員「CoreMate」をグループ事業会社へ導入開始. https://www.kirinholdings.com/jp/newsroom/release/2026/0427_01.html

(9) Aditya Soni and Mrinmay Dey. (2026). Maine governor blocks first US state freeze on new data centers. Reuters. https://www.reuters.com/legal/litigation/maine-governor-rejects-first-us-state-freeze-new-data-centers-2026-04-24/

(10) 박찬. (2026). 구글, AI가 학습 데이터 스스로 설계하는 '시뮬라' 공개..."단순 베끼기는 끝나". AI타임스. https://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9779

(11) MBCNEWS. (2026). ‘알파고 10년, 모두를 위한 AI의 비전’ 구글 포 코리아 2026 - [끝까지LIVE] MBC 중계방송 2026년 04월 29일. YouTube. https://www.youtube.com/live/Wbzh-_z72uY

(12) Demis Hassabis. (2026). "Fun to see Google DeepMind still making the paper headlines 10 years after AlphaGo!! 😀 https://t.co/eeUOo8pZe7". X. https://x.com/demishassabis/status/2049291054487409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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