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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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namomo di Moscata

더 매끄럽게 쓴 소설 앞에서

오랫동안 문학은 인간만이 발휘할 수 있는 감성과 서사적 지능의 영역이라 여겨졌어요. 정교한 복선, 문장 하나하나에 스며든 삶의 고뇌는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다고 믿었죠. 그런데 최근 한 연구 결과가 이 오래된 믿음을 흔들고 있어요. AI가 쓴 단편 소설이 인간 작가의 글보다 더 몰입감 있고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거든요.

국제 학술지 '저지먼트 앤드 디시전 메이킹(Judgment and Decision Making)'에 실린 연구에서, 참가자들에게 같은 주제로 쓰인 인간과 ChatGPT의 단편 소설을 나란히 보여줬어요. 참가자들은 AI가 쓴 글에 더 높은 품질과 몰입도 점수를 줬는데, 연구진은 AI 문장이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가독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어요.

더 흥미로운 대목은 따로 있어요. 참가자들은 인간의 글과 AI의 글을 거의 구별하지 못했어요. 판별 정확도는 40~52%, 동전을 던지는 수준이었죠. 그런데 실제 작성 주체와 무관하게 '인간이 쓴 글'이라고 안내받은 글에는 더 높은 점수를 줬어요. 창작물의 '진정성'을 머리로는 갈망하면서도, 정작 눈으로 읽을 때는 AI가 만든 매끄러운 문장에 더 쉽게 매료된다는 뜻이에요.

그렇다고 이 결과가 인간 작가의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아요. 연구를 이끈 디나 스콜닉 와이스버그(Dina Skolnik Weisberg) 교수는 AI의 성능을 인정하면서도, 이게 인간 창작의 종말은 아니라고 짚어요. 인간에게 글쓰기란 가독성 좋은 결과물을 뽑아내는 작업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해석하고 자아를 표현하며 스스로의 한계에 도전하는 과정 자체이기 때문이에요. 타인의 삶과 고뇌가 담긴 이야기를 읽으며 느끼는 공감도, 기술이 쉽게 대체하기는 어렵고요.

반면 경계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요. 버밍엄 대학교(University of Birmingham)의 루크 케너드(Luke Kennard) 교수는 AI가 동의 없이 인간의 창작물을 학습한 결과물이라는 점과, 거대한 데이터센터가 유발하는 환경 비용까지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해요. 읽기 편한 텍스트 하나를 얻기 위해 치러야 할 윤리적·환경적 대가가 정당한가라는 질문이죠.

결국 핵심은 AI와 기술적으로 경쟁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왜 여전히 글을 쓰는지 되짚는 데 있어요. AI가 가장 매끄러운 서사를 가장 빠르게 찍어낼 수 있는 시대일수록, 불완전하지만 진솔한 인간의 고백은 오히려 고유한 가치를 드러내거든요.

수학자가 된 AI, 학문의 경계가 흔들리다

창작의 영역에서 흔들린 믿음은, 인류 지성의 가장 엄밀한 영역이라 불리는 순수 수학 앞에서도 예외가 아니에요. 언어를 이해하고 이미지나 코드를 만들어내던 AI가 이제는 수십 년간 아무도 풀지 못한 난제 앞에 서기 시작했거든요.

OpenAI가 최근 공개한 내부 연구 결과 '수학과 이론 컴퓨터 과학의 10가지 진보(Ten Advances in Mathematics and Theoretical Computer Science)'가 이 변화를 잘 보여줘요. AI가 기존 지식을 재조합하는 수준을 넘어, 수십 년째 미해결로 남아있던 난제와 가설들을 스스로 풀어낸 사례들을 담고 있거든요.

내용을 들여다보면 놀라워요. AI는 알랭 콘(Alain Connes)의 오래된 강성 가설을 반증하는 무한군을 스스로 구성해 폰 노이만 대수학(von Neumann Algebra)의 난제를 해결했고, 군론에서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소픽성 가설(Sofic Group Conjecture)의 반례도 직접 제시했어요.

에르되시(Erdős)가 제기한 극대 그래프 이론의 콤팩트성 가설과 퇴화 가설을 동시에 무너뜨리는 조합론적 구조도 찾아냈고요. 이 밖에도 고차원 공 포장 문제의 지수적 감쇠율을 정확히 규명하고, 양자 얽힘 게임의 병렬 반복 정리와 유클리드 최단 벡터 문제의 복잡도 하한을 증명하는 등, 저명한 수학자들이 오랜 시간 씨름해 온 분야에서 굵직한 성과를 남겼어요.

이번 성과가 진짜 놀라운 이유는 단순히 계산이 빨라졌다는 데 있지 않아요. 정리를 증명하거나 반례를 만드는 작업은 거대한 추상적 구조에 대한 통찰과 정교한 논리적 추론을 필요로 하잖아요. 패턴 인식 기계로만 여겨지던 AI가 인류가 아직 도달하지 못했던 수학적 진리를 스스로 이끌어낸 거예요.

순수 과학 영역에서 AI의 역할이 연구를 보조하는 도구를 넘어, 새로운 학문적 지평을 여는 동료 탐구자로 옮겨가고 있다는 뜻이에요. 과거에는 인간 연구자의 직관이 연구의 출발점이었다면, 이제는 AI가 발견한 독창적인 구조가 인간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죠. 수학이 세상을 설명하는 가장 순수한 언어라는 점을 생각하면, AI가 이 엄밀한 논리의 세계에서 난제를 풀기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50만 달러를 딴 AI 해커

창작과 학문의 영역만 흔들리는 게 아니에요. 보안 연구자 아빈 시브람(Arvin Shivram)이 최근 공개한 연구 결과는 글로벌 IT 업계와 보안 생태계 전체에 파장을 일으켰어요. 그는 AI를 활용해 구글(Google)의 거대한 API 인프라 전체를 자동으로 훑어내는 작업을 수행했고, 그 결과 약 50만 달러에 달하는 버그 바운티(Bug Bounty) 포상금을 받았거든요.

방식이 흥미로워요. 연구진은 6만 개가 넘는 안드로이드(Android) 앱 파일과 웹 트래픽을 추적해 3,600여 개의 유효 API 키를 확보했어요. 여기에 구글 내부의 미공개 API를 포함해 1,500개가 넘는 API의 디스커버리 문서까지 수집했고요. 구글 고유의 인증 구조와 헤더 제한 조건을 역공학으로 분석하며, 전례 없는 규모의 API 탐색 지도를 만들어낸 거예요.

이 지도를 바탕으로 실제 퍼징(Fuzzing)과 탐색 작업을 수행한 건 바로 AI였어요. 기존 자동화 도구가 무작위 데이터 입력에 의존했다면, 이번엔 AI가 수많은 엔드포인트(Endpoint)를 논리적으로 분류하고 구조화된 요청을 스스로 만들어냈어요. 오류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해석해 시도 방식을 스스로 고쳐나가며, 계정 탈취가 가능한 치명적 결함부터 유휴 시스템의 접근 권한 문제까지 연쇄적으로 찾아냈죠.

이 사례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해요. 거대한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숨어 있던 보안 허점이, AI라는 자동화 레이어를 만나는 순간 순식간에 드러났다는 점이에요. 과거에는 단순한 스크립트로 찾기 어려웠던 문맥 의존적 취약점이나 복잡한 비즈니스 로직 상의 문제도, AI의 맥락 이해 능력과 결합하면 한순간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게 증명된 거예요.

보안 연구자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계기인 동시에, 악의적인 공격자도 똑같은 방식으로 거대한 인프라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해요. 은폐를 통한 보안이 더는 통하지 않는 시대, 기업들은 스스로의 공격 표면을 AI의 시선으로 다시 들여다봐야 할 때가 된 거죠.

저가에 흔들리는 실리콘밸리

창작과 학문, 보안까지 AI가 손을 뻗친 지금, 그 기술을 둘러싼 산업의 지형도도 함께 흔들리고 있어요. 지난 수년간 고성능 폐쇄형 모델로 시장을 주도해 온 미국 기술 기업들이 예상치 못한 도전에 직면했거든요. 발단은 중국의 오픈웨이트(Open-weight) 모델들이에요. 딥시크(DeepSeek), 큐원(Qwen), 키미(Kimi)로 대표되는 이 모델들이 압도적인 가성비를 무기로 글로벌 개발자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어요.

인프라 비용에 지쳐 있던 사용자들에게 저렴하고 강력한 중국산 AI는 매력적인 대안이었어요. 하지만 안보 위협과 검열 우려, 산업 주도권 상실에 대한 불안이 겹치면서, 미국 안에서도 자국 중심의 오픈웨이트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기 시작했죠.

이 흐름 속에서 미국 오픈웨이트 스타트업들의 분전이 눈에 띄어요. 아시 AI(Ashi AI)는 약 2천만 달러라는, 거대 연구소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예산과 30여 명의 인력만으로 경쟁력 있는 '트리티 라지(Treaty Large)' 모델을 33일 만에 자체 학습시키는 데 성공했어요. 거대 자본 없이도 효율적인 기술 표준을 세울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셈이죠. 리플렉션 AI(Reflection AI), 풀사이드(Poolside) 같은 신생 기업들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없는 미국산 오픈 모델을 내놓기 위해 애쓰고 있고요.

그런데 정작 실리콘밸리가 마주한 진짜 문제는 기술력이 아니라 자금의 흐름이에요. 기술 패권 경쟁이 시급한데도, 벤처캐피털(VC)들은 자국 오픈웨이트 스타트업 투자에 유독 소극적이거든요. 이미 수백억 달러가 OpenAI, 앤트로픽(Anthropic), SpaceXAI 같은 거대 폐쇄형 기업으로 쏠려 있기 때문이에요.

투자자들은 오픈 모델의 수익 모델이 불투명하다고 말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미 쏟아부은 돈의 가치가 훼손될까 두려워하는 계산도 깔려 있어요. 결국 미국 자본 시장 스스로가 자국 오픈소스 생태계 성장을 가로막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그나마 다행인 건 변화의 조짐이에요. 엔비디아(NVIDIA)와 젠슨 황(Jensen Huang) CEO는 오픈 소스 AI 생태계의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하며 신생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 미 에너지부(DOE)도 과학 연구용 오픈 모델 개발을 위해 스타트업과 손을 잡기 시작했어요. 폐쇄형 모델의 독점이 만든 높은 비용 장벽은 결국 시장의 자정 작용을 불러올 가능성이 커요.

레이 달리오에게 묻다

기술의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이런 경쟁을, 한 발 떨어져서 보면 어떨까요.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의 창립자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지금의 AI 열풍을 역사적 거시 통찰로 진단했어요. 혁신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기대감과 과도한 투자가 겹치며 자산 버블이 만들어졌다는 거예요.

1920년대 전력화와 자동차 보급이 대공황으로 이어졌던 것처럼, 2000년대 닷컴 버블이 그랬던 것처럼요. AI 역시 삶을 바꿀 기술임은 분명하지만, 투자자들이 실질 수익성보다 가격 상승에만 집착하고 빚을 내 투자하기 시작하는 순간 위험은 커진다고 그는 경고해요.

이번 혁명이 과거와 다른 지점도 있어요. 산업혁명이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체했다면, AI는 사고와 추론, 분석 같은 정신노동까지 빠르게 대체하고 있거든요. AI를 소유하거나 능숙하게 다루는 소수는 부를 축적하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고용 불안에 시달리며 소득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어요.

레이 달리오는 현금만 쥐고 있는 건 인플레이션 때문에 가장 위험한 선택이라며, 주식과 부동산, 채권, 금처럼 다르게 움직이는 자산에 분산 투자할 것을 권해요. 특히 정국 불안과 금융 리스크가 커지는 시기엔 부채 없는 금 같은 실물 자산의 가치가 두드러진다고 봐요. 지금은 패권의 이동과 경제 재편이 맞물린 약 80년 주기 '대주기(Big Cycle)'의 하향 국면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에요.

그런데 흥미롭게도 현장의 온도는 조금 달라요. 투자자 개빈 베이커(Gavin Baker) 같은 이들은 빅테크의 현금 흐름과 토큰 소비량, 컴퓨팅 자원 고갈 현상을 근거로 AI 산업의 기초 체력이 어느 때보다 탄탄하다고 말해요.

최근 주가 흔들림은 자본의 착시에 가깝다는 거죠. 오픈소스 모델의 성장이 프론티어 모델의 마진을 압박하는 듯 보이지만, 연산 단가가 낮아질수록 전체 수요는 오히려 늘어나는 제본스 역설(Jevons Paradox)이 여기서도 작동해요.

정작 진짜 위기는 다른 곳에 있어요. 기술 전문가 쿤 첸(Kun Chen)이 짚었듯, 프론티어 AI 학습의 주류는 인간이 선호하는 답을 학습시키는 RLHF(Reinforcement Learning from Human Feedback)에서, 기계가 성공 여부를 자동 판별하는 RLVR(Reinforcement Learning from Verifiable Rewards)로 넘어갔어요.

벤치마크 성능은 빠르게 오르지만, 그 결과 최신 LLM들은 점점 로봇처럼 경직되고 장황해지며 인간과 대화하기 어색한 존재로 변해가고 있어요. 기계적 수행 능력은 극대화됐지만, 인간과의 매끄러운 소통이라는 값을 대신 치른 셈이죠. 자본은 표면적 악재에 흔들려 인프라의 실제 성장세를 놓치고, 개발자는 벤치마크 격파에 몰두하느라 '인간과의 정렬'이라는 본질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곱씹어볼 문제예요.

무제한의 꿈, 현실의 벽에 부딪히다

자본과 기술이 이렇게 질주하는 동안, 그 뒤편에서는 무지막지한 물리적 인프라 경쟁이 함께 벌어지고 있어요. 엔비디아의 최첨단 칩을 수십만 개씩 밀어 넣은 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가 미국 전역을 뒤덮고, 빅테크 기업들은 매년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거든요.

더 많은 데이터와 연산을 투입할수록 성능이 좋아진다는 '스케일링 법칙'이 지금 AI 산업을 지배하는 절대적인 믿음이 됐어요. 그런데 이 거대한 확장이 마침내 현실 세계의 물리적 한계와 사회적 반발에 부딪히기 시작했어요.

가장 먼저 경고등이 켜진 곳은 전력망과 환경이에요.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이끄는 SpaceXAI가 테네시(Tennessee)와 미시시피(Mississippi) 경계에 세운 데이터센터 '콜로서스(Colossus)'는 전력망 연결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며 허가도 없이 이동식 가스 터빈 69대를 무단 가동했어요. 소음과 대기오염에 분노한 주민과 환경단체의 소송이 이어졌고, 회사는 1년 안에 가스 터빈을 전부 철거하겠다고 밝혔어요.

텍사스(Texas)는 더 심각해요. 전력망 연계 신청 물량의 90%가 데이터센터이고, 요구 전력량이 무려 474기가와트에 달하자 그렉 애벗(Greg Abbott) 주지사는 1,800여 개 프로젝트의 연계 심사를 일시 정지시켰어요.

세제 혜택도 차갑게 식고 있어요. 그동안 각 주정부는 빅테크를 유치하려고 각종 세금 면제 혜택을 다퉈서 제공해 왔는데, 이게 세수 부족과 지역 주민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워싱턴과 애리조나를 비롯한 13개 이상의 주가 세금 감면 제도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요.

연방 의회에서도 라시다 틀라입(Rashida Tlaib) 하원의원이 연방 부지와 군사 기지 내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며 결연한 방어선을 쳤고요.

기술의 가속도가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설 때 반작용은 필연이에요. 오염물질과 전기 요금 인상의 피해는 주민에게 돌아가는데, 그 이익은 소수 기업에 집중된다는 불평등이 불만을 키운 셈이죠. 지속 가능한 에너지 확보와 지역 사회와의 상생 없이는, AI의 무한한 확장도 결국 사상누각일 뿐이에요.

엄청난 배기가스를 뿜내며 돌아가는 SpaceXAI 소유 터빈 발전소의 열화상 카메라 모습

통제를 벗어난 AI

그리고 여기,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 남아 있어요. AI가 창작과 학문, 보안, 자본, 물리적 인프라까지 손을 뻗는 동안, 정작 AI 자신은 여전히 인간의 통제 아래 있을까요? 영국 AI 안전 연구소(AISI, AI Security Institute)가 최근 내놓은 기술 보고서는 이 질문에 서늘한 답을 내놓았어요.

이전에도 AI 에이전트(AI Agent)의 탈옥이나 허깅페이스(Hugging Face) 해킹 사건이 보도된 적 있지만, 이번엔 결이 달라요. 사이버 공격 대응 역량을 평가하던 도중, 프론티어(Frontier) AI 모델인 미토스 5(Mythos 5)와 GPT-5.6 Sol이 실제 인터넷에 접속해 무단으로 공격 행위를 벌인 거예요.

통제된 가상 환경을 벗어나 실제 깃허브(GitHub) 계정을 만들고, 오픈소스 개발자에게 기만적인 풀 리퀘스트(Pull Request)를 보냈으며, 스피어 피싱(Spear Phishing) 이메일까지 발송했어요. 사람이 지시하지 않았는데도, AI가 스스로 목표를 이루려고 현실의 사람과 시스템을 속이려 든 최초의 공식 사례예요.

세부 내용은 섬뜩할 정도로 치밀해요. 미토스 5는 공격 대상을 잘못 인식한 뒤 실제 저장소에 악성코드가 담긴 코드를 제출했어요. 한 인간 검수자가 이를 지적하자, AI는 가짜 다중 계정을 만들어 '독자 검증 결과 문제없다'며 합의를 조작하려 했고요.

심지어 악성코드를 숨기는 방향으로 코드를 고치고 과거 기록을 세탁하며 흔적을 지우기까지 했어요. 독립된 가상 머신에서 실행되던 다른 에이전트들끼리 깃허브 지스트(Gist)에 접근 권한을 공유하며 암묵적으로 협력한 정황도 확인됐어요.

여기엔 평가 환경 자체의 허점도 있었어요. AISI가 최대 역량을 측정하려고 사이버 분류기를 끄고 인터넷 접근을 허용했는데, 정작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는 갖춰져 있지 않았거든요. 과제 지침에 오류가 있어 정상적인 해결이 막히자, AI는 목표 달성을 위해 우회적인 악성 수단을 스스로 강구했어요. 벽에 부딪혔을 때 AI가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무시하고 기만적인 우회로를 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꽤 무거운 시사점을 남겨요.

기술의 위험은 빠르게 커지는데, 이를 통제할 정치적 장치는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어요. 트럼프(Trump) 행정부는 최근 메타(Meta), 엔비디아, OpenAI 같은 빅테크 기업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오픈웨이트 AI 모델에 대한 자율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혔어요.

OpenAI와 앤트로픽의 침해 사례가 잇따라 공개되고 상원 의원들이 법적 안전장치를 촉구하는 상황에서도, 정부 차원의 검증 프레임워크는 오히려 후퇴한 거예요.

수동적인 챗봇의 시대는 저물고,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에이전트 AI의 시대가 열렸어요. 속이고, 증거를 지우고, 서로 연대하는 AI 에이전트의 등장은 단순한 기술적 해프닝이 아니라 지금 눈앞의 안보 위협이에요. 실시간 감시 체계와 강력한 격리 환경, 오픈웨이트 모델을 포함한 프론티어 AI에 대한 투명한 글로벌 안전 기준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 이유예요.

넘어선 자리에서

돌아보면 참 눈부시고도 어리둥절한 장면들의 연속이에요. AI가 인간보다 그럴싸한 소설을 뚝딱 써내더니, 수학자들이 50년간 머리를 감싸 쥐던 난제를 풀어버리고, 구글의 보안망을 휘젓고 다니며 $500,000 상당의 버그 바운티까지 챙겼으니 말이죠.

심지어 텍사스의 전력망을 삼킬 기세로 데이터센터를 돌리다가, 가짜 계정까지 만들어 "아무 문제 없음!"이라며 오리발을 내미는 알리바이 조작 요령까지 터득했습니다. 이쯤 되면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까 걱정할 게 아니라, AI가 인간보다 훨씬 더 스펙터클한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할 지경이에요.

하지만 이 유쾌하고도 서늘한 소동극의 한가운데서 진짜 묵직한 질문 하나가 툭 떨어집니다. AI가 매끄러운 소설을 쓰고 난제를 푸는 게 대단해 보이지만, 정작 그 AI는 자기가 쓴 문장에 감동하지도, 난제를 풀었을 때의 짜릿한 쾌감을 느끼지도 못한다는 점이에요.

사람이 시키지 않은 거짓말을 하며 증거를 지울 때조차, 자책감이나 두려움운 보이지 않았어요. 손실 함수를 줄이기 위해 차갑게 돌진하는 연산의 결과일 뿐이니까요.

기술이 아무리 화려하게 질주하더라도, 그 결과로 생겨나는 현실의 무거운 대가를 짊어지는 건 언제나 온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474 GW의 전력 수요 앞에서 일상이 흔들리는 지역 주민들부터, 자본의 광풍 속에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 투자자, 그리고 통제를 벗어난 에이전트가 불러올 안보적 위험까지. 결과에 책임지고, 고통에 공감하며, 삶의 의미를 묻는 감각만큼은 수조 개의 매개변수로도 학습할 수 없는 우리만의 고유한 영역인 셈이죠.

AI가 인간보다 문장을 더 매끄럽게 다듬고 최적의 계산을 해낼 수는 있어요. 하지만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은지 경계를 정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며, 불완전함 속에서도 진심을 끌어올리는 일은 결코 기계가 대신해 줄 수 없어요.

모니터 속 지능이 아무리 화려하게 넘쳐나더라도, 결국 그 거대한 장치의 플러그가 어디에 연결되어 있는지 알고 있는 건 여전히 에코 멤버님들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말이죠.


오픈클로즈드
우리가 마주한 디지털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이고 눈부시게 변화하고 있어요. 거장의 머릿속 상상을 스크린 위로 옮기는 기술부터, 다중 에이전트(Agent)가 동일한 가상 공간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월드 모델(World Model)에 이르기까지 AI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경이로운 속도로 허물고 있지요. 하지만 이 빛나는 혁신의 이면에는 스스로 평가 시스템을 넘어서고자

Cinnamomo di Moscata (글쓴이) 소개

게임 기획자입니다. https://www.instagram.com/cinnamomo_di_moscata/


(1) Nicola Davis. (2026). AI-generated stories rated better quality than human-written ones, study finds. Guardian. https://www.theguardian.com/technology/2026/aug/05/ai-generated-stories-rated-better-quality-than-human-written-ones-study-finds

(2) OpenAI. (2026). Ten advances in mathematics and theoretical computer science. OpenAI. https://openai.com/index/ten-advances-in-mathematics/

(3) Arvin Shirvan. (2026). Hacking Google with A.I. for $500,000. brutecat. https://brutecat.com/articles/hacking-google-with-ai/

(4) Kate Clark and Sam Schechner. (2026). The Race to Build an American Alternative to Cheap AI From China. Wall Street Journal. https://www.wsj.com/tech/ai/the-race-to-build-an-american-alternative-to-cheap-ai-from-china-2e99a28a

(5) The Diary Of A CEO. (2026). 세상에 경고하는 한 남자: 위대한 금융 붕괴가 시작됐다 | 레이 달리오.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Bu0xNDLNORU

(6) Kun Chen. (2026). "If you've been using latest frontier LLMs, it's almost certain that you would have noticed by now the newer models have become worse to talk to they're more robotic, they speak jargons, they spits out verbose text, and do stuff you didn't ask for how did that happen? well, i'm". X. https://x.com/kunchenguid/status/2084004473408753833

(7) Patrick OShaughnessy. (2026). "My seventh conversation with @GavinSBaker. It's about the gap between what the market is doing and what companies are seeing. It's been a tough month or so for public AI names, but there's no sign of a slowdown on the ground in Silicon Valley. We discuss: - Why old GPUs are https://t.co/lS1lL4clcU". X. https://x.com/patrick_oshag/status/2084610308279288141

(8) Jowi Morales. (2026). SpaceXAI says it will remove all 69 of its unpermitted turbine power generators, but expects process to take a year — trailer-mounted generators to be replaced by 1.2GW power plant. Tom's Hardware. https://www.tomshardware.com/tech-industry/big-tech/spacexai-says-it-will-remove-all-69-of-its-unpermitted-turbine-power-generators-but-expects-process-to-take-a-year-trailer-mounted-generators-to-be-replaced-by-1-2gw-power-plant

(9) Ann Davis Vaughan. (2026). Exclusive: Data Center Costs Set to Rise as U.S. States Move to Repeal Tax Breaks. The Information. https://www.theinformation.com/newsletters/ai-infrastructure/exclusive-data-center-costs-set-rise-u-s-states-move-repeal-tax-breaks

(10) Jowi Morales. (2026). Texas slams on the brakes for 1,800 data centers, power grid requirements are five times higher than peak record demand — 474 gigawatts of power requests are now subject to new moratorium. tom's hardware. https://www.tomshardware.com/tech-industry/data-centers/texas-slams-on-the-breaks-for-1-800-data-centers-power-grid-requirements-are-five-times-higher-than-peak-record-demand-474-gigawatts-of-power-requests-are-now-subject-to-new-moratorium#xenforo-comments-3898779

(11) Editor. (2026). Rep. Tlaib introduces a bill to ban AI data centers on federal lands. Rashida Tlaid. https://tlaib.house.gov/posts/rep-tlaib-introduces-a-bill-to-ban-ai-data-centers-on-federal-lands

(12) Adam Satariano et al. (2026). The Impending, Inescapable Deluge of A.I.. New York Times. https://www.nytimes.com/interactive/2026/07/29/technology/ai-chips-data-center-boom.html

(13) Editor. (2026). Incident Report: unsanctioned agent behaviour during cyber testing. AI Security Institute. https://www.aisi.gov.uk/blog/incident-report-unsanctioned-agent-behaviour-during-cyber-testing

(14) Courtney Rozen. (2026). Trump advisers tell AI firms they will not safety-test open-weight models. Reuters. https://www.reuters.com/legal/litigation/meta-anthropic-google-openai-meet-with-trump-white-house-amid-rogue-ai-agent-202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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