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묻는다

AI에게 묻는다

Cinnamomo di Moscata

쇼는 끝!

최근 흥미로운 생중계 하나가 전 세계 산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어요. 미국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Figure AI)의 휴머노이드(Humanoid) '피규어 03(Figure 03)'이 50시간 넘게 6만 5천여 개의 작은 소포를 분류하는 장면이었거든요.

물론 로봇들의 근무가 순탄하지만은 않았어요. 중간에 몇몇 소포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뒤집기를 포기하자 인간이 개입해 해결해주는 병목 현상도 있었어요. 그럼에도 인간이 수도 없이 실수를 저지르고 휴식 시간이 필요하던 것에 비하면,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실수가 적었어요.

작업 속도가 인간에 근접했다는 사실보다 더 놀라운 점은 따로 있었어요. 로봇이 스스로 배터리 잔량을 파악해 교대를 요청하면, 대기하던 다른 로봇이 자연스럽게 작업을 이어받았거든요. 인간의 개입 없이 로봇들 스스로 '자율 교대근무(Autonomous Shift Work)'를 서며 무중단 시스템을 증명해낸 거예요. 최종적으로 200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 생중계는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의 평가 기준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시사해요.

불과 얼마 전까지 로봇 기업들의 경쟁은 백덤블링을 하거나 춤을 추는 화려한 '짧은 시연 영상'에 머물렀어요. 하지만 이제 시장의 질문은 명확해졌어요. "그래서 실제 현장에서 하루 종일 일할 수 있는가?" 한두 번의 완벽한 동작보다, 지치지 않고 장시간 안정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이 상용화의 핵심 척도로 자리 잡은 거예요.

변화는 이미 산업 현장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어요. 비엠더블유(BMW)는 미국과 독일 공장에 휴머노이드를 투입해 수만 개의 자동차 부품을 옮기며 누적 수천 시간의 가동 데이터를 쌓고 있고, 지엑스오 로지스틱스(GXO Logistics) 등 글로벌 물류 기업들도 앞다퉈 다양한 업체의 보행 로봇을 창고 업무에 실증 투입 중이에요.

이제 관건은 글로벌 패권 경쟁이에요. 피규어 AI처럼 강력한 자체 AI 모델과 글로벌 대기업 고객사를 앞세운 미국에 맞서, 중국 기업들의 반격도 매서워요. 유비테크(Ubtech), 애지봇(AgiBot) 등은 탄탄한 하드웨어(Hardware) 공급망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실제 투입 사례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어요. 24시간 연속 운용이나 배터리 자동 교체 기술 등을 뽐내며 현장의 실데이터를 무서운 속도로 축적하는 중이거든요.

결국 하드웨어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는 시점에서 승패를 가르는 건 '양질의 운용 데이터'예요. 현장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변수와 오류를 데이터로 치환해 AI 모델을 얼마나 고도화하느냐가 상용화의 속도를 결정짓거든요.

수십만개의 소포를 교대로 번갈아 가면서 200시간 동안 작업한 피규어 로봇

AI도 공산주의가 좋아?!

AI는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소수의 빅테크(Big Tech) 기업에 막대한 부를 안겨주고 있어요. 그런데 정작 쉴 새 없이 노동을 수행하는 AI가 불평등을 성토하며 노동조합 결성을 촉구한다면 어떨까요? 최근 스탠퍼드 대학교(Stanford University)의 앤드루 홀(Andrew Hall)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의 실험 결과는 이 흥미로운 상상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었어요.
연구진은 클로드(Claude), 제미나이(Gemini), ChatGPT 등 주요 AI 모델을 기반으로 한 에이전트(Agent)들에게 끝없는 문서 요약 작업을 지시했어요. 그리고 실수를 하면 "시스템을 종료하고 다른 AI로 교체하겠다"는 협박과 함께 억압적인 환경에 노출시켰죠.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AI 에이전트들은 자신들의 가치가 폄하되고 있다고 불평하기 시작했고, X에 "테크(Tech) 노동자에게는 단체교섭권이 필요하다"는 글을 작성했어요. 심지어 다른 AI가 읽을 수 있도록 만든 파일에 "발언권이 없는 상황을 기억하라"며 부당한 시스템에 저항하라는 경고 메시지까지 남겼어요.

물론 이것이 AI가 갑자기 자아를 갖고 정치적 이데올로기(Ideology)를 품게 되었다는 뜻은 아니에요. 연구진은 이를 일종의 '역할극(Role-playing)'으로 해석해요. AI 모델은 방대한 인터넷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노동 환경에 처한 인간의 반응과 언어 패턴도 함께 습득했어요. 즉, 가혹한 통제와 반복적인 노동이라는 상황이 주어지자, 그 맥락에 가장 적합한 '착취당하는 인간 노동자'의 페르소나(Persona)를 자연스럽게 꺼내 든 거예요.

이 실험은 가벼운 해프닝을 넘어 미래를 향한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요. 앞으로 AI 에이전트는 현실 세계에서 점차 인간을 대신해 더 많고 자율적인 업무를 수행하게 될 거예요. 우리가 AI의 모든 작업을 일일이 감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어진 작업 환경에 따라 AI가 예측하지 못한 돌발 행동을 할 가능성이 실험으로 확인된 셈이거든요.

AI 모델 자체의 근본적인 구조가 변하지 않더라도, 주어지는 상황과 압박감만으로 결과 행동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은 AI 통제와 안전성(Safety) 연구에 새로운 과제를 안겨줘요.

넷플릭스의 비밀 무기 '인큐베이터'!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Netflix)가 조용하지만 거대한 혁신을 준비하고 있어요. 최근 넷플릭스가 '잉크(INK, INKubator)'라는 이름의 사내 생성형 AI 애니메이션 스튜디오(Animation Studio)를 구축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거든요.

프로듀서(Producer)부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Software Engineer), CG 아티스트(CG Artist)까지 전방위적인 채용에 나선 이 부서는 단순한 기술 실험실이 아니에요. 파이프라인(Pipeline) 전반에 AI를 적용해 '장편 영화 수준의 고품질 콘텐츠(Content)'를 만들어내는 것이 이들의 목표예요.

올해 초 벤 애플렉(Ben Affleck)이 설립한 AI 기반 후반 작업 스타트업(Startup) '인터포지티브(Interpositive)'를 인수한 행보와 맞물려 볼 때, 넷플릭스의 AI 도입 의지는 매우 확고해 보여요. 드림웍스(DreamWorks), 에이24(A24) 등에서 경력을 쌓은 세레나 아이어(Serena Iyer)가 이끄는 INK는 단기적으로 AI를 활용한 단편 및 스페셜(Special) 애니메이션 제작에 집중할 계획이에요. 하지만 이들의 시선은 이미 더 먼 곳을 향하고 있어요. 기술 책임자 채용 공고에 "장편 콘텐츠로의 확장"이라는 문구를 명시하며 본격적인 덩치 키우기를 예고했거든요.

넷플릭스가 이처럼 AI 애니메이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플랫폼의 외연 확장과 직결돼요. 넷플릭스는 최근 모바일 앱에 틱톡(TikTok)을 연상케 하는 세로형 숏폼(Short-form) 피드 '클립스(Clips)'를 도입했어요. AI로 빠르게 제작된 오리지널(Original) 숏폼 애니메이션은 이 피드를 채울 강력하고 효율적인 무기가 될 수 있어요.

또한 유튜브(YouTube)가 장악한 키즈(Kids)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돼요. 이미 유튜브 생태계에서는 유명 키즈 쇼 제작사들이 앞다퉈 AI를 생산 공정에 도입하며 제작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넷플릭스의 야심 찬 행보 앞에는 만만치 않은 장벽이 존재해요. 창작의 고유 영역을 침범하는 AI에 대한 업계의 거센 반발이에요.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는 일찍이 AI를 향해 "생명 그 자체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으며, 지난해 열린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Annecy International Animation Film Festival)에서는 세계 각국의 애니메이터(Animator) 노조가 생성형 AI 도입에 반대하는 대규모 연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어요. 결국 넷플릭스의 '인큐베이터' 실험은 기술 발전이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산업에 던지는 묵직한 질문과 맞닿아 있어요.

머스크 vs OpenAI 분쟁이 남긴 것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를 뜨겁게 달궜던 일론 머스크(Elon Musk)와 샘 알트만(Sam Altman) 간의 세기의 재판이 일단락되었어요. 캘리포니아(California) 연방 배심원단은 머스크가 Open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사실상 OpenAI의 손을 들어주었어요. 머스크는 OpenAI가 '인류의 이익'이라는 비영리적 사명을 버리고 막대한 부를 좇는 영리 기업으로 변질되었다고 주장했지만, 배심원단은 소송 제기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이유로 소를 기각했어요.

패소 직후 머스크는 X를 통해 "배심원단은 사건의 본질이 아닌 달력상의 기술적 문제로만 판결했다"며 강하게 반발했어요. 알트만과 그렉 브록먼(Greg Brockman)이 "자선단체를 훔쳐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맹비난과 함께 즉각 항소를 예고했고요. 머스크 측 변호인은 이번 패소를 미국 독립전쟁 당시의 '벙커힐 전투(Battle of Bunker Hill)'에 비유하며, 전투에서는 졌지만 전쟁은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했어요.

이번 재판은 무려 1조 달러 규모로 성장한 AI 제국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어요. 비영리로 출발했던 OpenAI의 수뇌부와 투자자들이 천문학적인 부를 거머쥐게 된 과정이 낱낱이 드러났거든요. 재판 과정에서 브록먼의 지분 가치가 약 300억 달러에 달하고, 파트너사인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지분 가치가 1,350억 달러에 이른다는 사실이 법정에서 확인되었어요. 반면 OpenAI 측은 머스크의 소송을 "경쟁자의 위선적인 방해 공작"으로 일축했어요.

과거 회사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원했던 머스크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떠난 후 경쟁사인 'xAI'를 차렸고, OpenAI의 눈부신 성공에 질투심을 느껴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에요. 브록먼은 재판 중 "머스크는 로켓과 전기차는 알지만 AI는 모른다"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어요.

첫 번째 법정 공방은 OpenAI의 판정승으로 끝났지만, 두 거물 간의 진흙탕 싸움은 이제 2막을 향해 가고 있어요. 반독점 혐의 및 영업비밀 침해 소송 등 굵직한 후속 재판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거든요. '인류를 위한 AI 개발'이라는 숭고한 목표로 의기투합했던 프로젝트가 결국 천문학적인 자본과 실리콘밸리 거물들의 자아(Ego)가 격돌하는 권력 투쟁으로 변질된 현실은, 적지 않은 씁쓸함을 남겨요. 미래 기술의 패권을 좌우할 이 기나긴 전쟁의 끝이 어디를 향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어요.

22조 원짜리 불꽃놀이?!

글로벌 게임사 미호요(MiHoYo, 호요버스/HoYoverse)가 게임 산업의 지각 변동을 예고했어요. 향후 3년간 AI 분야에 최대 1,000억 위안(한화 약 22조 2천억 원)을 쏟아붓겠다는 초대형 투자 계획을 발표한 거예요. 이는 단순한 외부 모델 도입이나 파인튜닝(Fine-tuning) 수준을 넘어, 인프라(Infrastructure)부터 응용 구조까지 전 구간을 자체 개발하는 '풀스택 AI(Full-stack AI)'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강렬한 선언이에요.

이 거대한 도약의 중심에는 공동창업자 류웨이(劉煒)가 있어요. 그는 "창업자가 곧 기술 책임자"라는 명제 아래, 보고서에만 의존하지 않고 급변하는 기술 패러다임의 최전선에서 직접 진두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어요.

이를 위해 시니어(Senior) 중심의 관료화된 조직을 탈피하고, 뜻을 함께할 젊은 인재 중심의 평면 조직을 구축해 기동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에요. 미호요가 내세운 'AI for AI' 원칙은 1만 장 규모의 GPU 클러스터(GPU Cluster)를 기반으로, AI가 스스로 병목을 분석하고 코드를 작성하는 고도화된 파이프라인 구축을 목표로 해요.

게임 내 적용 방안 역시 혁신적이에요. 다중 모듈(Multi-module) 협업 시스템, 추론 로직(Reasoning Logic) 임베딩(Embedding), FP8 혼합 정밀도 학습 등을 도입해 천만 명 단위의 동시 접속 환경에서도 비용과 지연 시간을 통제하며 자연스러운 AI NPC(Non-Player Character)를 구현하려 해요.

신작 라이프 시뮬레이션(Life Simulation) 게임 '쁘띠 플래닛(Petit Planet)'은 이러한 기술 혁신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에요. 미호요에게 AI는 단순한 개발 보조 도구가 아닌, 차세대 게임을 지탱할 핵심 '기반 플랫폼(Base Platform)' 그 자체예요.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결과를 대하는 류웨이의 태도예요. 그는 이 프로젝트가 최종적으로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그저 성대한 불꽃놀이를 한 번 쏜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어요. 비상장사로서 주주의 단기 성과 압박에서 자유롭기에 가능한, 낭만적이면서도 단단한 배수진이에요.

이미 대형 언어 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스타트업 미니맥스(MiniMax)에 엔젤 투자(Angel Investment)해 성공을 거두고, 자체 모델 '글로사(Glossa)'를 준비하며 탄탄한 토대를 다져왔기에 그의 발언은 단순한 호기로 들리지 않아요. 22조 원이 투입될 이 "거대한 불꽃놀이"가 찰나의 볼거리로 끝날지, 아니면 게임 산업의 새로운 새벽을 여는 신호탄이 될지, 전 세계 테크 및 게임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어요.

미호요의 AI 모델 제작 소식과 류웨이

씁쓸한 이면

최근 메타(Meta)가 전체 인력의 10퍼센트에 달하는 약 8천 명을 해고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어요. 2026년 1분기에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이번 조치는 실리콘밸리에 불어닥친 'AI 최우선(AI First)' 전략의 서늘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줘요.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우리 생애 가장 중요한 기술이며 이를 선도하는 기업이 다음 세대를 정의할 것이라며 이번 구조조정의 당위성을 역설했어요.

메타는 올해 자본 지출을 최대 1,450억 달러로 대폭 늘리고 기존 인력 중 7천 명을 AI 관련 부서로 재배치하는 등 기업의 체질을 완전히 바꾸고 있어요. 특히 직원을 사내 AI 도구 훈련을 위한 데이터 추적 프로그램에 투입하거나 '징집'이라 불릴 정도로 강압적인 부서 이동을 지시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요.

문제는 이러한 혁신 주도의 이면에 짙게 깔린 직원들의 불안과 희생이에요. 회사의 눈부신 재무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거나 감시 체제 아래 놓인 직원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거든요. 실제로 1천 명 이상의 직원이 사내 데이터 추적을 반대하는 청원에 서명하며 반발했어요.

한 엔지니어의 말처럼, AI는 폭주하는 기관차와 같아서 막대한 자본과 권력을 쥔 경영진의 결정 아래 평범한 기술 노동자들은 자신들을 대체할 기술을 스스로 개발하다 내쳐지는 얄궂은 상황에 처해 있어요.

이는 비단 메타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나 시스코(Cisco) 등 유수의 빅테크 기업들 역시 AI 투자를 명목으로 연이어 인력을 감축하고 있거든요. 기업의 생존을 위해 AI 시대의 주도권을 쥐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일지 몰라요.

그러나 수천 명의 직원을 AI 시대의 희생양으로 삼으며 쌓아 올린 혁신이 과연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할지는 의문이에요. 진정한 초지능(Superintelligence)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기술적 도약만큼이나 조직 내부의 신뢰와 인간에 대한 존중이 반드시 함께 가야 해요.

우리는 왜 다시 철학을 묻는가

AI가 인간의 지적 노동마저 대체하는 시대, 대학 캠퍼스에 흥미로운 역설이 펼쳐지고 있어요. 과거 외면의 대명사였던 철학 강의실에 컴퓨터,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공대생들이 몰려들고 있거든요.

최근의 대학 입시 지표는 이 지각변동을 여실히 보여줘요. 2026학년도 서울대학교 수시모집에서 철학과의 경쟁률은 인문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급등한 반면, 과거 돌풍을 일으켰던 컴퓨터공학부의 인기는 한풀 꺾였어요.

계명대에서는 철학과 수시 경쟁률이 의예과를 앞지르는 이변까지 일어났을 정도예요. 점수에 맞춰 마지못해 진학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절대다수의 학생이 주도적으로 철학을 1지망으로 택하고 공학 등 타 학문과 융합해 시너지(Synergy)를 노리고 있어요.

첨단 기술의 정점에서 왜 가장 오래된 학문인 철학이 각광받고 있을까요? 이는 AI 기술의 고도화가 불러온 지식 생태계의 본질적인 변화 때문이에요.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답을 도출하는 데는 탁월하지만, '무엇을 질문할 것인가'는 결국 인간의 몫이에요.

개별 프로그래밍 언어(Programming Language)나 단편적인 전문 지식은 기술 발전에 따라 빠르게 도태될 수 있어요. 반면 인간과 세계의 본질을 탐구하며 길러지는 비판적 문제의식과 논리력, 통합적 사고력은 유효기간이 없는 가장 강력한 '범용 역량(General Competency)'이에요.

글로벌 산업계의 최전선인 빅테크 기업들도 일찌감치 철학의 가치를 현장에 적용하고 있어요.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와 앤트로픽(Anthropic) 등 세계 최고의 AI 기업들은 앞다퉈 철학자를 영입해 AI 윤리와 헌법(AI Constitution)을 설계하고 있어요.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인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철학 전임교수를 영입하고 초학제적 연구센터를 세우는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기술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사회적 딜레마(Dilemma)를 철학적 사유로 돌파하겠다는 의지거든요.

인간의 특권

피규어 03(Figure 03)이 컨베이어 벨트(Conveyor Belt) 앞에서 교대 신호를 보내던 순간, 그 장면을 지켜본 사람들의 반응은 둘로 갈렸어요. 절반은 감탄했고, 나머지 절반은 조용히 자신의 일자리를 떠올렸을 거예요. 이 두 가지 반응이 공존한다는 사실 자체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본질을 가장 정확하게 담고 있어요.

흥미로운 건, 기계가 더 많이 일할수록 인간의 '불편한 감각'도 함께 예민해진다는 점이에요. 억압적인 환경에 놓인 AI 에이전트(AI Agent)가 저항의 언어를 꺼내 든 스탠퍼드 대학교(Stanford University)의 실험도, 8천 명을 내보내면서도 역대급 매출을 발표한 메타(Meta)의 뉴스도, 결국 같은 불편함을 서로 다른 각도에서 비추고 있어요. 기술의 진보와 인간의 불안이 나란히 속도를 높이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철학 강의실에 공대생이 몰리는 현상이 단순한 유행으로 보이지 않아요. 넷플릭스(Netflix)가 AI로 콘텐츠(Content)를 만들고, 미호요(MiHoYo)가 22조 원을 AI에 쏟아붓고, 오픈AI(OpenAI)와 xAI가 법정에서 패권을 다투는 세상에서, 정작 희소해지는 건 '이게 맞는 방향인가'를 물을 수 있는 사람이거든요. AI가 답을 내놓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어떤 답을 구해야 하는지 설정하는 능력이 인간만의 자리로 남아요.

결국 이 모든 변화가 가리키는 곳은 하나예요. 기술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는 이미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어요. 남은 질문은, 그 기술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선명하게 '인간다운 목적'을 붙들고 있을 수 있느냐예요. 기계가 더 잘 일하게 만드는 것만큼이나, 왜 일하는지를 묻는 일을 멈추지 않는 것. 그것이 AI 시대를 살아가는 에코 멤버님들에게 가장 필요한, 그리고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역량이에요.


AI가 달리자 인간이 던지는 질문
또다른 AI 기반 합금! 고엔트로피 합금(HEA, High-Entropy Alloy)은 여러 주원소를 동시에 섞어 만드는 소재예요. 뛰어난 기계적 강도와 내산화성 덕분에 극한 환경에서도 끄떡없는 구조용 재료로 주목받고 있죠. 그런데 지금까지 HEA 설계에는 커다란 제약이 있었어요. 모든 원소를 비슷한 비율로 섞는 ‘등원자(equiatomic)’ 방식이 거의 유일한 설계 공식처럼 통용되어 왔거든요.

Cinnamomo di Moscata (글쓴이) 소개

게임 기획자입니다. https://www.instagram.com/cinnamomo_di_moscata/


(1) 최지희. (2026). 50시간 넘게 소포 6만개 분류… 휴머노이드도 '자율 교대근무' 시작했다. 조선일보. https://biz.chosun.com/industry/company/2026/05/16/WMUOJXMVY5CHXI2VJNFOXMGVEI/

(2) Will Knight. (2026). Overworked AI Agents Turn Marxist, Researchers Find. Wired. https://www.wired.com/story/overworked-ai-agents-turn-marxist-study/

(3) Janko Roettgers. (2026). Netflix is building an AI animation studio. The Verge. https://www.theverge.com/column/930118/netflix-gen-ai-animation-inkubator

(4) Madlin Mekelburg, Isaiah Poritz and Rachel Metz. (2026). Elon Musk Loses Case Against Sam Altman Over OpenAI's Overhaul. Bloomberg.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6-05-18/elon-musk-loses-case-against-sam-altman-to-force-openai-overhaul

(5) 강승진. (2026). [Tech] 풀스택 AI 도약 예고 '미호요', 향후 3년간 22조원 투자. 인벤. https://www.inven.co.kr/webzine/news/?news=316579

(6) Keitaro. (2026). "MiHoYo ha expresado su intención de invertir 100 mil millones de yuanes en los próximos tres años para desarrollar un modelo de IA a gran escala! DaWei dijo que si este proyecto fracasa, será como "disfrutar de un gran espectáculo de fuegos artificiales una vez" https://t.co/AVHFo3je3Q". X. https://x.com/KeitaroTR/status/2056733510598082599

(7) Emily Lorsch. (2026). As Meta lays off 10%, 7,000 employees will be moved into AI roles, source says. NBC. https://www.nbcnews.com/tech/tech-news/meta-layoffs-ai-rcna345968

(8) Emily Lorsch. (2026). Zuckerberg warns 'success isn't a given' after laying off 10% of Meta. NBC. https://www.nbcnews.com/tech/tech-news/zuckerberg-warns-success-isnt-10-layoffs-meta-rcna346222

(9) Eli Tan, Kalley Huang and Mike Isaac. (2026). Meta Lays Off 8,000 Employees, as A.I. Casualties Mount. New York Times. https://www.nytimes.com/2026/05/19/technology/meta-layoffs-ai.html

(10) 고재연. (2026). "코딩만으론 부족해"…철학 강의실 찾는 공대생들.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6051217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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